(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노인 실명 원인 1위인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Lucentis)를 15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방출하는 임플란트가 개발됐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에 있는 시신경 조직인 황반에 비정상적인 신생 혈관이 자라 변성이 생기면서 실명에 이르는 질환으로, 환자는 신생 혈관이 자라는 것을 막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주사제인 루센티스를 거의 매달 맞아야 한다.
미국 윌스 안과병원(Wills Eye Hospital) 망막 과장 칼 레길로 박사 연구팀은 한 번 장치하면 최장 15개월에 한 번 루센티스를 보충만 해 주면 되는 지속형 약물 전달 시스템(long-acting port delivery system)을 개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7일 보도했다.
길이가 쌀 한 톨보다 약간 긴 이 장치는 눈꺼풀 밑에 심게 되어있어 겉으로는 보이지 않으며 한 번 장치한 후에는 루센티스 리필(refill)이 가능하다.
여러 의료기관에서 총 220명의 황반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2상 임상시험에서 3가지로 용량을 달리한 루센티스를 이 임플란트로 지속해서 투여한 환자는 매달 루센티스 주사를 맞은 환자들과 효과에 차이가 없었다.
임플란트로 최고 용량이 투여된 환자는 리필이 필요한 시간이 평균 15개월로 나타났다.
이 루센티스 임플란트는 앞으로 3년 안에 황반변성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레길로 박사는 전망했다.
12년 전에 개발된 루센티스는 황반변성으로 인한 점진적인 시력 저하의 진행을 억제하는 주사제로 한 달 정도의 간격으로 투여하지 않으면 환자는 점차 시력을 잃게 된다.
루센티스는 임상시험에서는 환자의 90%에서 시력 유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로 이러한 효과를 누리는 환자는 50% 정도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환자들이 주사를 맞아야 하는 시간을 꼬박꼬박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의식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지만 환자들이 주로 노인이기 때문에 다른 병이 있어 입원하거나 폭설 등으로 예약한 주사 날짜를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황반변성은 시간이 가면서 사정없이 진행되는 병이기 때문에 1주나 2주 주사가 늦어지면 그 만큼 시력이 더 나빠지고 나빠진 시력은 회복되지 않는다.
이 임플란트는 지속적으로 루센티스를 방출하기 때문에 시력이 더 잘 유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임상시험 결과는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안과학회(AAO: American Academy of Ophthalmology) 122차 연례 학술회의에서 보고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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