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마젤란은하 죽어가는 증거 포착…별 만드는 수소 빠져나가

입력 2018-10-30 01:00  

소마젤란은하 죽어가는 증거 포착…별 만드는 수소 빠져나가
濠국립대 연구팀 "별 못 만들고, 결국 우리 은하에 먹힐 듯"
미시간대 연구팀 "대마젤란과 충돌 결과 날개부분 떨어져 나가"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우리 은하에 이웃한 왜소 은하인 소마젤란은하(SMC)가 서서히 죽어가는 증거가 포착됐다.
호주 국립대학(ANU)과 연방과학원(CSIRO) 연구원들은 대형 전파망원경 집합체인 '호주 SKA 패스파인더(ASKAP)'를 이용해 소마젤란은하에서 수소가 빠져나가는 것을 관측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 최신호에 밝혔다.
수소는 별을 생성하는 주요 물질로, 수소 가스가 고갈되면 더는 별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ASKAP를 이용해 이전보다 3배 더 선명한 소마젤란은하 이미지를 확보할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소마젤란은하와 주변의 상호작용을 정확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이번 연구를 이끈 ANU 천문·천체물릭학 연구대학원의 나오미 매클루어-그리피스 교수는 "별을 생성하지 않는 은하는 점점 희미해지게 된다"면서 수소 가스가 고갈되는 것은 은하가 서서히 죽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번 연구는 은하의 진화 과정을 연구하는 프로젝트의 하나로 진행됐으며, 왜소 은하가 질량을 잃는 것이 분명하게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매클루어-그리피스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우리 은하를 둘러싼 '마젤란 계류(溪流·Magellanic Stream)' 가스운의 잠재적 출처를 보여준 것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궁극적으로 소마젤란은하는 우리 은하에 먹히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소마젤란은하는 대마젤란은하(LMC)와 함께 '마젤란성운(星雲)'으로도 불리는데 포르투갈의 항해가 F. 마젤란이 지구를 일주하면서 처음 발견했다고 해 그의 이름이 붙여졌다.
약 16만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우리 은하에 가장 가장 가까운 위성 은하이기도 하다.
소마젤란은하는 '날개'(남동쪽) 부분이 본체에서 떨어져 나가고 있는 것이 관측된 것으로 미시간대학 천문학자들이 '천체물리학저널 레터스(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최신호에 밝힌 바 있다. 이는 수억년전 두 왜소은하가 충돌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인용됐다.



한편 ANU 연구에 참여한 CSIRO 연구원인 데이비드 매코널 박사는 이번 연구와 관련한 보도자료를 통해 CSIRO가 보유한 ASKAP가 "소마젤란은하 전체를 한 번에 포착할 수 있고 수소가스가 빠져나가는 것을 유례없이 자세하게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면서 "ASKAP는 독보적인 전파 수신기로 이런 연구 분야에서는 필적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했다.
그는 "ASKAP가 우리 은하와 마젤란은하의 수소 가스에 관한 첨단 사진을 계속 제공함으로써 왜소 은하가 어떻게 우리 은하에 흡수되는지에 대한 이해를 넓혀줄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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