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학회, 이른둥이 부모 766명 조사결과…"국가적인 지원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이른둥이를 둔 가정의 절반 이상이 연평균 의료비로 100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른둥이는 임신기간 37주 미만에 태어난 신생아를 총칭하는 개념으로, 미숙아 또는 조산아로도 불린다.
대한신생아학회(회장 김기수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지난 6∼8월 전국 40여개 병원에서 이른둥이 부모 766명을 대상으로 '이른둥이 양육 및 치료 환경 실태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조사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51.2%가 이른둥이 자녀를 위해 연평균 의료비로 100만원 이상을 지출한다고 답했다. 의료비로 연간 1천만원이 더 들어간다는 응답도 8.2%에 달했다.
이런 의료비 지출에는 아이들이 감염에 취약한 게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됐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는 이른둥이 자녀의 41.6%가 응급실을 찾거나 재입원을 경험했는데, 입원 이유로는 호흡기를 비롯한 감염이 58.8%를 차지했다.
감염을 일으킨 바이러스는 모세기관지염 및 폐렴을 유발하는 RS 바이러스(31.2%), 감기 바이러스(19.1%), 인플루엔자 바이러스(17.4%), 로타바이러스(9.2%)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이처럼 이른둥이의 감염 우려가 큰데도 예방접종 경험은 44.2%에 그쳤다.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이유로는 '정보를 몰라서'(45.6%), '보험 적용이 안 돼'(21.5%), '예방접종 비용이 부담돼'(16.0%) 등을 많이 꼽았다.
이른둥이 출산 이후 자녀계획에도 변화가 있었다.
응답자의 59.9%는 "이른둥이 출산 이후 더는 자녀를 낳지 않거나 원래 계획보다 덜 낳겠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태어날 아기가 또 이른둥이일까 봐 걱정된다'(30.7%), '이미 태어난 이른둥이 치료에 집중해야 해서'(22.3%), '치료비가 부담돼서'(19.1%) 등이 많이 거론됐다.
대한신생아학회 김기수 회장은 "이른둥이들은 생후 2∼3년 잘 보살피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면서 "유례없는 저출산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을 우리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키워내기 위한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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