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4조6천억원 철도 프로젝트 파탄, 일대일로 한계 드러내
"충분한 위험 관리 없는 사업, 재앙 맞을 수 있어" 경고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야심찬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대해 중국 내부에서 강력한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해외 프로젝트에 대해 신용보증을 제공하는 중국수출신용보험공사(CECIC) 왕원 대표는 최근 홍콩에서 열린 일대일로 포럼에서 이 같은 경고를 던졌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중국이 도로, 철도, 교량 등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투자와 차관, 경제협력 등을 통해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유럽 등으로 경제 영토를 확대하려는 야심 찬 사업이다.
왕 대표는 포럼에서 "중국이 해외에서 하는 대규모 사회기반시설 프로젝트 중에는 '완전히 부적절한' 계획이 많으며, 이는 막대한 재정적 손실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와 중국이 최초해외 군사기지를 건설한 지부티를 잇는 화물철도 사업을 들었다.
전기를 이용한 국가 간 철도로서는 아프리카 최초인 이 756㎞ 철도 사업에는 40억 달러(약 4조6천억원)의 자금이 투입됐으며, 중국수출입은행이 33억 달러의 대출을 했다.
시공은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철로총공사(CREC)와 중국토목공정집단(CCECC)이 했다.
하지만 이 철도는 올해 초 개통 후 무용지물임이 곧 드러났다. 전력 부족으로 지속적인 이용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중국수출신용보험공사도 10억 달러에 육박하는 막대한 손실을 보아야 했다.
왕 대표는 "에티오피아의 개발 계획 역량은 매우 빈약했으며, 우리의 도움을 받은 후에도 충분치 않았다"며 "이처럼 빈약한 준비로 인해 파탄 난 프로젝트로는 사탕무 공급이 부족했음에도 지어진 사탕 정제공장, 개통 후 통행량이 부족한 중남미의 철도 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대일로 사업이 이러한 재앙을 피하기 위해서는 위험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대일로 사업에 대한 민간 자본의 참여 부족도 문제로 지적됐다.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은 주로 중국 국영 은행이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이 맡고 있다.
반면에 민간 은행은 발전소나 유료 도로 등 투자비 회수가 확실한 프로젝트 아니면 좀처럼 발을 담그지 않고 있다.
SCMP는 "수익을 추구하지 않고 시혜적 대출을 하는 것은 민간 은행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대일로 사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민간 자본의 활발한 참여를 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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