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대로 재추진" vs "주민여론 수렴"…2016년 구치소 문제로 공사중단
군수 "총 사업비 853억원 중 319억원 중 이미 투입해 재추진 불가피"
(거창=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경남 거창군이 장기간 중단된 법조타운조성사업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히자 또다시 찬반여론이 일고 있다.
구인모 거창군수는 지난 23일 군청 브리핑룸에서 "지난 5년간 지역 의견이 양분되고 갈등을 빚었던 거창법조타운은 상당 부분 추진돼 방향 전환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며 "조성사업 재추진에 군정을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앞서 2011년 거창군은 거창읍 상림리와 가지리 일대 20만418㎡에 1천725억원이 드는 법무부 법조타운 조성사업을 유치했다.
군은 법조타운 조성사업이 성산마을 축사 악취 민원과 낙후지역 개발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 대안으로 여겼다.
법조타운에는 거창구치소, 창원지검 거창지청, 창원지법 거창지원, 보호관찰소 등이 들어선다.
법무부는 2015년 12월 우선 구치소 신축공사를 시작했으나 법조타운에 구치소가 들어서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 단체 간에 찬반 갈등을 빚었다.
이후 거창구치소 신축공사는 구치소 외곽 이전을 요구하는 반대 운동이 전개되면서 착공 1년여 만인 2016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중단된 상태다.
구 군수는 "대체부지 이전에 발생하는 매몰 비용 66억원, 사업장기화로 인한 손실분 120억원, 사업참여자 손해배상금 72억원 등 경제적 손실은 물론 여기에 필요한 예산확보 대책이 없는 것도 현실"이라며 사업 재추진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이러한 거창군의 법조타운 재추진 발표에 반대 측은 학교 앞 구치소 건립으로 인한 학습권 악화 등을 주장하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이 모인 학교 앞 교도소 반대 범 거창 군민대책위원회는 지난 26일 오후 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대 운동에 돌입했다.
이들은 "구 군수가 주민 의견 수렴 노력은 하지 않고 법무부의 케케묵은 원안추진을 고수해 또다시 군민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주민 의견 무시하는 구 군수 사퇴를 촉구했다.
오는 16일에는 학교 앞 구치소 건립에 반대하는 군민 총궐기대회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군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태경 의원 등 3명은 29일 군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수는 주민여론을 수렴해 구치소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학교 앞 교도소 건립에 반대하는 군민대책위와 뜻을 함께하며 지난 26일부터 나흘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반면 군의 법조타운 재추진 발표 찬성 측은 침체한 지역경제 발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법조타운의 공사를 원안대로 조속히 재개하라고 맞섰다.
지역 경제인 등이 모인 거창법조타운추진위원회는 "구 군수의 거창법조타운 원안추진을 적극 지지하며 흔들림 없이 법조타운 조성사업에 속도를 내주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허상을 붙들고 또다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야 하며 특히 거창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찬반 양측간 의견이 갈라진 가운데 앞서 지난 3월 군 조례로 발족했던 거창구치소 갈등조정협의회(15명으로 구성) 활동도 물거품 위기를 맞고 있다.
갈등조정협의회는 어렵게 주민투표안을 내놨지만, 법무부는 법조타운이 국가정책으로 확정돼 주민투표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관련법을 내세워 불가방침을 통보하면서 갈등만 더 커졌다.
협의회 위원 중 4명은 협의회 해산을 촉구하며 사퇴했다.
구 군수는 "법조타운 내 거창구치소 신축사업은 2015년 착공해 사업대상지 부지보상을 완료하고 사업비 853억원 중 319억원이 이미 투입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법무부와 관련 부처를 찾아 충분한 협의를 통해 최대한 인센티브를 확보하고 군의회 협의도 최선을 다해 끌어내는 등 중지를 모을 것"이라며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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