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여성계는 최근 발생한 '강서구 전처 살인사건'과 관련해 29일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 엄중 처벌, 국가 가정폭력 대응시스템의 전면쇄신을 요구했다.
한국여성의전화를 비롯한 690개 여성단체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국가의 가정폭력 대응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25년간 가해자가 폭력을 자행하는 동안 여러 차례 경찰 신고가 있었고, 국가는 분명 폭력을 중단시킬 기회가 있었다"며 "폭행과 상해, 스토킹, 살해 협박, 흉기사용, 방화 시도 등 가정폭력범죄 신고에 국가는 무대응, 무능력, 무책임으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기준 가정폭력에 신고에 대한 경찰 검거율은 14%에 못 미치며, 검찰의 기소율은 9.6%, 구속률은 0.8%였다고 지적했다.
여성계는 "이러한 결과는 현행 가정폭력처벌법이 '가정 보호와 유지'를 주된 목적으로, 가정폭력 범죄자를 다른 범죄자와 다르게 형사 처벌 대신 성행 교정을 위한 보호처분을 하는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생명과 인권을 침해하는 가정폭력범죄를 좌시하는 국가가 가해자"라고 비판했다.
또한 "국가가 가정폭력의 위험성을 안일하게 생각하며 피해자 안전을 위한 조치를 소홀히 하는 사이 가정폭력 재범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국가는 가정폭력범죄에 대한 제대로 된 통계부터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이 밖에 범죄자 처벌과 범죄피해자 인권 보장, 가정폭력처벌법 전면 개정, 상담조건부 기소유예 폐지, 가정폭력 가해자를 피해자로부터 격리, 피해자에게 처벌의사 묻지 말고 가해자 체포, 가정폭력피해자 이혼 사건처리에서 부부상담명령·사전면접교섭처분 금지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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