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강원 강릉시가 옛 도심지역 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도내 유일한 시립미술관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9일 강릉시에 따르면 서부시장 일원 16만㎡를 대상으로 도시 재생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해당 사업지 안에 포함된 강릉시선거관리위원회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시의 이전 제안을 받은 강릉시 선관위는 이전 대상지로 교1동 강릉시립미술관을 지목했다.
강릉시립미술관은 2006년 개관한 2층 규모의 건물로 530㎡의 전시 공간을 갖추고 있다.
도심재생사업으로 자칫 독립적인 전시 공간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강릉에서 활동하는 미술인들이 29일 오후 강릉아트센터에서 '강릉시립미술관 존속을 위한 대책회의'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2006년 갖은 고충을 겪으면서 시립도서관 자리에 개관한 강릉시립미술관은 도내 유일의 미술관이자 예술인들의 자존심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문화 공간을 하루아침에 없애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반발했다.
이와 함께 "시립미술관은 젊은 미술인들의 개인전이 45∼50%를 차지하는데 이를 뺏기면 어디에 가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겠느냐"며 "선거에 나올 때 시민의 공복이 되겠다고 하던 시장이 주인인 시민의 밥그릇을 빼앗으려 한다"라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김한근 강릉시장은 선관위 이전 등은 현재 검토 단계로 확정된 게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대책회의에 참석한 김 시장은 선관위 자리에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을 신축하고 시립미술관이 일부 층을 사용하게 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강릉시립미술관은 도내 유일한 시립미술관이지만 소장품이 없고, 전시실도 없는 전 세계 유일한 미술관이기도 하다"면서 "너무 공간에 집착하기보다는 더 많은 시민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업은 시작 단계로 10% 정도밖에 검토하지 못해 이 자리에서 답을 드릴 수는 없다"면서 "현재 예산 규모 등의 윤곽이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어느 정도 되면 공청회를 열 계획이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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