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도, 무역도 불안" 美증시 변동성 증폭…다우 920P 출렁(종합)

입력 2018-10-30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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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도, 무역도 불안" 美증시 변동성 증폭…다우 920P 출렁(종합)
'경제 꼭지 찍었나' 매출증가 주춤…미·중 무역갈등까지 겹악재
골드만 "반등" vs 모건스탠리 "약세장"…가치주·안전자산 부각 조짐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뉴욕증시의 변동성이 갈수록 증폭하는 양상이다. 약세장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단언하기는 이르지만, 불안한 투자심리가 고스란히 시장 흐름에 반영된 모양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3대 주가지수는 장중 오름세를 지켜내지 못하고 일제히 하락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352포인트 상승하다가, 245.39포인트(0.99%) 하락한 24,442.92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566포인트 밀리기도 했다. 하루 920포인트 가까이 출렁인 셈이다.
이에 따라 나스닥지수에 이어 다우지수도 조정 영역에 들어섰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도 조정 국면에 근접했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 통상 주가조정은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을 의미한다.
◇ 실적호조에도 매출 부진 '우려'
증시의 약세는 미국 상장사들의 실적 호조에 비춰보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미국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이 아직은 양호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팩트셋에 따르면 S&P 500지수 종목의 절반가량 3분기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이들 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4분기 이익도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1분기에는 이익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아직은 기업 수익성이 나쁘지 않다는 뜻이다.
문제는 매출이다.
시장의 불안을 요약하자면 영업이익은 양호하지만, 매출이 시장의 눈높이에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실적을 공개한 상장사들의 3분 1 이상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밑도는 매출을 내놨다. 지난주 실적을 공개한 아마존과 구글도 양호한 순이익과는 달리, 매출에서는 부진한 성적표를 보여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효과 등으로 수익성은 유지되고 있지만, 매출 증가세가 꺾이게 되면 머지않아 기업 성장세마저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기업의 투자증가율은 1%에도 못 미치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보류하고 있다는 것으로, 향후 매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초장기 경기 호황이 이어지고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가 유지되는 탄탄한 펀더멘털 속에서도 뉴욕증시가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美경제 꼭지 찍었나"…여기에 美·中 무역전쟁까지
큰 틀에서는 미국 실물경제의 성장세가 꼭짓점을 찍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당수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정점을 찍고 둔화 신호를 보이고 있다"는 입장이라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3.5%(속보치 기준)를 기록했다. 여전히 높은 3%대 성장세이기는 하지만 2분기의 4.2%와 비교하면 확연히 낮아진 수치다. 내년 성장률은 2%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체감 경기에 파급력이 큰 주택경기도 둔화 양상을 보인다. 미국의 시중금리 상승세와 맞물려 거래와 착공 부진이 이어지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한 미·중 무역갈등도 시장 불안을 가중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뉴욕증시의 반등 흐름에 찬물을 끼얹은 것도 무역전쟁 우려다.
다음 달 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간에 돌파구가 마련되지 못하면, 나머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도 미국 측의 전면적인 관세 부과가 시행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12월 초 추가적인 관세 부과가 발표되면 약 60일간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내년 2월 초 중국의 춘절 즈음과 맞물려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WSJ은 중국 측에서 구체적인 협상안이 나올 때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협상 재개를 거부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골드만 "연말까지 반등" vs 모건스탠리 "약세장 들어섰다"
월스트리트 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상당수 투자은행(IB)은 이번 달 뉴욕증시의 하락 폭은 과도하다는 다소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데이비드 코스틴 주식전략팀장은 이날 고객들에 보낸 노트에서 "단기적인 성장둔화를 이유로 너무 과도한 투매가 이뤄졌다"면서 "경제 및 기업이익 증가세를 고려하면 S&P500 지수는 연말까지 6%가량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주식전략가는 "증시가 순환적인 약세장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이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내년 이익 전망이 너무 장밋빛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성장세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성장주(株)보다는 가치주들이 부각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장밋빛 성장 전망 속에 가파른 주가급등세를 이어왔던 대형 정보·기술(IT) 종목들이 조정 영역에 진입한 것도 그 시그널이라는 것이다.
WSJ은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종목 또는 자산시장으로 투자자금이 이동할 조짐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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