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 5㎞ 영하 22도 찬 공기에 복사냉각도 강해 수은주 곤두박질
40도 안팎 폭염 두 달 만에 곳곳 영하권…가을 추위 오늘이 절정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한반도 상공을 뒤덮은 한기의 영향으로 중부 내륙 지방을 중심으로 일찌감치 겨울 추위가 닥쳤다.
40도 안팎의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때부터 두 달 만에 전국 곳곳의 수은주가 영하로 떨어졌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강원도 양양 설악산의 무인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측정한 -8.0도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AWS가 아닌 각 지역의 대표 측정소가 측정한 아침 최저기온도 강원도 평창 대관령 -4.5도, 강원도 철원 -3.3도, 경기도 파주 -3.1도, 충북 제천 -2.8도, 강원도 춘천(북춘천) -2.5도, 경북 봉화·강원 태백·춘천·인제 -2.4도 등으로 곳곳에서 영하를 기록했다.
서울의 수은주도 영하권은 아니지만 0.7도까지 떨어졌다.
서울 종로구 송월동에 있는 서울 대표 기상관측소에서는 올가을 첫얼음이 관측됐다.
대전은 1.5도, 인천은 3.4도, 대구는 5.7도, 울산은 5.8도, 광주는 7.8도, 부산은 8.0도, 제주는 13.6도를 기록했다.
대부분 지역에서 올가을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이 나타났다.
정관영 기상청 예보정책과장은 "한반도 상공 5㎞ 부근에 영하 22도의 차가운 공기가 자리 잡고 있다"며 "특히 아침에 날씨가 맑고 바람이 약해 복사냉각(대기와 지표면이 냉각되는 현상)이 강해져 기온이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평년(1981∼2010년 평균) 10월 하순 최저기온은 7.8도다. 11월 상순은 5.9도, 중순은 3.0도, 하순은 0.8도다.
이날 아침에는 평년 11월 하순 수준으로 추웠던 셈이다.
낮 최고기온도 서울 10도, 인천 11도, 대전 12도, 광주 14도, 대구 14도, 울산 14도, 부산 15도 등으로 평년보다 3∼7도 낮을 것으로 예보됐다.
다만, 10월 말에 이날처럼 곳곳이 영하로 떨어지는 현상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라고 기상청은 전했다.
윤기한 사무관은 "평년 기온을 기준으로 훨씬 높거나 낮은 현상은 자주 나타난다"며 "10월 말에 이 정도 기온이 드문 현상은 아니지만, 지난 8월 불볕더위에 시달린 국민 입장에서는 유독 춥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8월에는 강원도 홍천의 41.0도, 서울이 39.6도 등 기상관측 사상 역대 최고 불볕더위가 나타난 바 있다.
추위는 이날 이후에는 다소 누그러질 전망이다.
서울의 낮 최저기온은 31일 4도, 다음 달 1일 3도를 기록한 뒤 차츰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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