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제 추진·구성원 여론 반영 확대 등 견해 밝혀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총장 최종후보 사퇴로 다시 치러지는 제27대 서울대 총장선거를 앞두고 총장 예비후보자들이 총장선출제도 개선과 대학 의사결정 과정에 학생 참여를 약속하며 '학생 표심' 잡기에 나섰다.
교수와 학생들이 선거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자 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대 학부 총학생회와 대학원 총학생회는 지난 29일 교내에서 총장 예비후보자를 상대로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정책간담회에는 강태진(66) 재료공학부 명예교수, 남익현(55) 경영학과 교수, 오세정(65) 물리·천문학부 명예교수, 이우일(64)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정근식(60) 사회학교 교수 등 예비후보 5명이 참석했다.
이우일 교수는 총장선출제도와 관련해 "직선제가 가장 옳다"며 "(서울대의) 장기 발전 방향에 대해 구성원이 합의한 다음에 누가 그 방향을 잘 나갈지 뽑는 그런 경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대학의 비전은 무엇이고 추구해야 할 핵심가치는 무엇인지를 공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근식 교수도 "직선제 원리 강화에 찬성한다. 근본적으로 학생·직원의 참여 비율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총장 개인이 아니라 평의원회, 직원, 학생회 등 각 구성원의 민주적 토론을 통해 최선의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익현 교수는 "간선제의 틀에 직선제 요소를 여기저기 가미해 문제가 복잡해졌다"며 "선출제도가 복잡해지면서 '우리가 뽑는 총장'이라는 수용성이 떨어지고 제도에 대한 공감대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런 부분에 대해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어떤 제도가 가장 적합한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오세정 명예교수는 "큰 틀에서 대학 운영은 구성원의 합의와 협의로 운영돼야 한다"며 "특히 총장추천위원회와 정책평가단, 이사회 역할이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대학 운영에 학생 참여는 시대 정신"이라며 "법을 고쳐서라도 대학 평의원회에 학생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지난 7월 총장 최종 후보인 강대희(56) 의과대학 교수가 성희롱 논란 등으로 후보에서 사퇴하면서 제27대 총장선거를 다시 진행 중이다. 서울대는 재선거를 앞두고 예비 총장 후보 5명을 선정했지만, 선거제도를 둘러싼 학내 불만의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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