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영화 '신과함께'까지 쌍끌이 "또 새로운 모습 보여드릴게요"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불안한 왕 역할 표현하는 것 고민 많았죠."
지난 30일 종영한 tvN 월화극 '백일의 낭군님'의 왕은 공신들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는 무기력한 왕이었다. 아들에 대한 애정이 있지만 그를 지켜주지 못해 때론 답답했지만 연민도 불러일으켰다.
이런 왕을 연기한 배우 조한철(45)은 역할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를 31일 서울 종로구 효자동에서 만났다.
"극 중 왕은 김차언에 의해서 세워지고 언제라도 내쳐질 수 있는 왕이었잖아요.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 거기에서 오는 불안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관건이었죠. 불안이라는 것을 감정적으로 표현하기보다 지키려고 하는 욕구를 많이 드러내려고 했죠. 강박과 집착을 드러낼수록 불안이 많이 보일 것 같았거든요."
극이 일반 사람들이 사는 마을인 송주현과 궁을 오가면서 진행돼 궁의 분위기를 어떻게 끌고 가야 할지도 고민이었다고 한다.
"송주현과 궁이 색깔이 너무 달랐죠. 송주현은 현대적인데 궁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정통 사극과 다를 게 없었어요. 제가 정통 사극 스타일로 연기하면 색깔이 맞을지 모르겠더라고요. '조금 더 힘을 빼야 하나?' 싶기도 했는데 그러면 극에 도움이 안 될 것 같더라고요. '거짓말하지 말자' 싶었죠."
그는 '백일의 낭군님'이 tvN 월화극의 새 기록을 쓰며 높은 성적을 거둔 데 대해 "두 가지 다른 내용이 진행됐기 때문에 정통 사극과 퓨전 사극의 두 가지 매력이 통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조한철은 극 중에서 아들로 출연했던 도경수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아이돌 가수들이 주연을 많이 하는데, 어렸을 때부터 훈련이 돼서 그런지 책임감 같은 게 배어있더라고요. 가수 출신이니까 배우로서도 손색이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정말 대단한 친구죠. 제가 아버지 역할을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죠. (웃음)"
조한철은 1998년 연극 '원룸'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2012년 '대풍수'를 통해 드라마로 영역을 넓혔다. 이후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2016), '내일 그대와'(2017), 영화 '럭키'(2016), '판도라'(2016) 등에 출연했다.
올해는 '백일의 낭군님' 뿐만 아니라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 이 흥행하면서 믿고 보는 배우로 떠올랐다. 그는 KBS 2TV 새 수목극 '죽어도 좋아'에도 출연을 앞두고 있다.
"중학교 때 성당 선생님을 따라 대학로에서 처음 연극을 본 순간 제가 갈 길을 정했죠. 그때부터 주말마다 대학로에서 영화를 봤어요. 제가 하는 '리어왕'을 본 관객이 집에 가는 길에 아버지께 전화 한 통 할 수 있는, 그런 정도의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 정도 되려면 연기를 정말 잘해야겠죠."
조한철은 "이번에 왕 역할까지 다른 배우들보다 다양한 캐릭터를 한 것 같다. 이제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것 같아 약간 부담도 되지만 기대가 된다"며 웃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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