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국무장관 잇따라 평화 압박…"민간인 거주지 공습 중단해야"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대리전으로 비화한 예멘 내전의 휴전을 촉구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국평화연구소에서 열린 행사에서 "우리는 평화 노력을 향해 움직여야 한다"면서 "언젠가 하겠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앞으로 30일 안에 이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은 "지금부터 30일 뒤 우리는 휴전, 국경으로부터의 철수, 폭탄 투하의 중단을 기반으로 모두가 평화의 테이블에 둘러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마틴 그리피스 유엔 예멘특사가 스웨덴에서 그들을 한데 모으고 이 전쟁을 끝내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성명을 내 "미국은 (내전의) 모든 당사자가 그리피스 특사를 도와 예멘 분쟁의 평화적 해결책을 찾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금은 후티 반군이 장악한 지역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를 향하는 미사일과 UAV(드론) 공습을 포함한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해야 할 때"라면서 "그 뒤 (사우디 주도)연합군의 공습도 예멘에서 사람이 사는 모든 지역에서 중단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트럼프 행정부 각료들의 잇단 예멘 내전 관련 발언은 미국이 사우디 주도 연합군을 지원하고 있다는 비판 속에서 나온 것이라고 CNN 방송이 전했다.
사우디가 지원하는 수니파 예멘 정부와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후티 반군 사이에서 2015년부터 본격화한 이번 내전은 1만 명 가까운 사망자를 낳았고, 예멘 인구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2천200만 명을 기아의 위기로 몰아넣었다.
특히 연합군이 어린이 통학버스나 결혼식장, 장례식장 등을 오폭해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두고 국제사회의 비판이 쏟아졌다.
동맹국인 사우디가 주도하는 연합군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던 미국의 이날 휴전 압박은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을 놓고 양국 관계가 최근 냉랭해진 가운데 나온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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