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자신을 상대로 제기되고 있는 성폭력 혐의가 조작됐다며 미 연방수사국(FBI)에 조사를 요청했다.
31일 미국 CBS방송에 따르면 특검팀 대변인 피터 카는 "특검에 대한 거짓된 주장을 만들려는 목적으로 이들 여성에게 돈이 건네졌다는 의혹을 지난주 인지하고서 즉각 FBI에 이 사안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혐의의 세부 내용이나 이들 배후에 누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AP통신은 특검 사무실이 이번 사안이 제기되는 과정에서 범죄 혐의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수사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뮬러 특검 개인을 둘러싼 거짓 주장이 수사결과의 신뢰성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검팀이 문제를 삼고 있는 사안은 보수 인터넷매체 뉴스맥스의 호스트 잭 버크만이 제기한 의혹과 관련이 있다.
버크만은 30일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수많은 여성들"이 뮬러 특검을 상대로 성폭력 혐의를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중 첫번째 여성이 내달 1일 정오(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매우 극악한 성폭행 사건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사잡지 디애틀랜틱은 이와 관련 버크만으로부터 뮬러 특검의 간통 및 성추행 혐의를 제기하는 대가로 2만 달러의 사례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던 한 여성에 대한 소식을 보도했다.
수십 년 전 뮬러의 법률 보조원으로 일했던 이 여성의 얘기는 여러 기자들을 거쳐 뮬러 특검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뮬러에 대해 "항상 매우 정중했고 결코 부정을 저지르지 않았던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버크만은 앞서 지난 5월 뮬러 특검에 타격을 주는 정보에 대해 보상금을 제공했으며 브렛 캐버노 대법관 인준 기간에는 캐버노 비판자를 훼손시키는 정보에 대해 2만5천달러를 주겠다고 제의하기도 했다.
73세의 뮬러 특검은 1970년대 후반 법조계에 몸담아 변호사, 검사 등을 거쳐 2001년 9·11 테러 직후부터 12년간 FBI 국장을 지낸 인물로 지난 5월 러시아 스캔들 특별검사로 임명됐다.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가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뮬러 특검은 지금까지 모두 32명을 기소한 상태다. 이중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인사 4명이 유죄를 인정하고 특검 수사에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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