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안방에서 3, 4차전 잡고 내달 2일 인천서 5차전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이제 넥센 히어로즈 선수단의 머릿속에는 '리버스 스윕'이라는 다섯 글자가 선명하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리버스 스윕은 한 판만 지면 탈락하는 시리즈에서 나머지 경기를 모두 승리하는 것을 뜻한다.
넥센은 3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4차전에서 제리 샌즈의 결승 2점 홈런과 안우진의 4이닝 무실점 역투를 앞세워 4-2로 승리했다.
적지에서 먼저 1차전과 2차전을 내주고 벼랑에 몰렸던 넥센은 안방에서 내리 두 판을 잡아 시리즈를 2승 2패 원점으로 돌렸다.
넥센은 내달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릴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기적 같은 뒤집기 한 판에 도전한다.
역대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에서 리버스 스윕이 나온 건 1996년 현대 유니콘스(쌍방울 레이더스 상대), 2009년 SK(두산 베어스 상대)까지 두 차례뿐이다.
경기 후 장정석 넥센 감독은 "5차전까지 갈 수 있어서 기쁘다"며 "잘 준비해서 후회 없는 경기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넥센 마운드에서는 신인 안우진이 빛났다.
2-0으로 앞선 5회 무사 1루에서 등판한 안우진은 4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포스트시즌 3승째를 거뒀다.
장 감독은 "안우진을 9회에도 쓸까 생각했지만, 마지막에는 힘이 빠진 거 같더라"며 "브랜던 나이트 코치와 상의해서 교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우진은 포스트시즌 5경기, 15이닝, 평균자책점 0.60으로 경기 출전과 이닝 소화 모두 최다를 기록 중이다.
장 감독은 "내일 하루 휴식한 뒤 컨디션 체크해서 5차전 등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우진에 앞서 선발로 등판한 프로 2년 차 이승호의 투구도 돋보였다.
이승호는 4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버티다가 5회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내주고 마운드를 떠났다.
장 감독은 "정규시즌이었다면 교체 안 했을 것"이라며 "지금은 매 경기가 마지막이다. 더 좋은 카드를 써야 해서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넥센의 4차전 호재 가운데 하나는 타격 부진에 빠졌던 김하성이 적시타를 때린 점이다.
그러나 박병호는 이날도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장 감독은 "김하성이 (경기에 앞서) 피자 돌리고 좋은 기록이 나왔으니, 5차전에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진한 박병호에게 5차전에 앞서 피자를 돌리도록 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단호하게 없다고 답한 뒤 "지금 그 자리에만 있어 주면 된다"고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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