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과 FA컵 준결승서 맹활약…결승행 이끌어
(울산=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축구 울산 현대는 2016년까지 수비 위주의 팀 색깔을 유지했다.
전임 감독이었던 윤정환 감독의 확고한 철학으로 공격보다는 수비에 무게를 실었다.
일각에선 울산의 축구가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였다.
울산은 수비 축구의 한계를 확인한 뒤 지난해 김도훈 감독을 영입하며 팀 색깔을 조금씩 바꿔나갔다. 수비보단 공격에 중점을 두면서 팬들에게 어필했다.
울산의 변신은 지표에서 나타났다. 울산은 2016년 K리그1(1부리그) 팀 최다 득점 공동 10위에 머물렀는데, 올 시즌엔 총 54골을 기록해 공동 2위 자리에 올라섰다.
울산보다 많은 득점을 기록한 팀은 우승을 확정한 전북 현대뿐이다.
눈에 띄는 점은 수비 축구에서 공격 축구로 변신하는 과정에서도 수비 라인이 크게 무너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울산은 올 시즌 팀 실점 38골을 기록해 팀 최소 실점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울산이 수비라인 중심엔 외국인 선수 리차드가 있다. 그는 베테랑 수비수 임종은과 함께 주전 센터백으로 안정된 수비력을 펼치고 있다.
묵직한 움직임과 영리한 플레이로 상대 공격수를 효과적으로 제압한다. 울산팬들이 리차드를 '울산의 벽'이라고 칭하는 이유다.
리차드의 역할은 수비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활발하게 공격에 가담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그의 진가는 31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FA컵 준결승 수원 삼성과 경기에서 나타났다.
리차드는 전반 6분 헤딩슛으로 선취골을 뽑아낸 데 이어 전반 32분 주니오의 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1골 1도움으로 2-1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전엔 몸을 던지는 투혼을 펼치며 수원의 공격을 꽁꽁 막았다.
울산은 후반전에 수원의 거센 공격에 시달렸는데, 리차드는 수원의 날카로운 공격을 연거푸 막아냈다.
특히 계속된 측면 크로스를 몸으로 막아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경기 후 김도훈 감독은 이날 경기의 수훈선수를 꼽아달라는 말에 주저 없이 리차드의 이름을 말했다.
김 감독은 "리차드는 프로정신이 투철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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