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로 돌아가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우리는 왜 한나 아렌트를 읽는가 = 리처드 J. 번스타인 지음. 김선욱 옮김.
현대 정치사상가 한나 아렌트(1906∼1975)가 세상을 떠나기 전 3년간 교류한 저자가 아렌트 사상을 9가지 주제로 설명한 책.
저자는 아렌트 사상을 이해하려면 그가 겪은 '난민' 생활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대인인 아렌트는 나치 독일에서 나온 뒤 미국 시민권을 얻기까지 18년 동안 무국적 상태였다.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박탈당한 아렌트는 국민국가가 태동하면서 사람을 국민과 비국민으로 나누게 됐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전체주의로 많은 사회가 사유와 정치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을 배제하는 방식을 쓴다고 비판했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전체주의의 공포에 대한 숙고를 통해 아렌트는 인간 삶의 특징을 구성하는 복수성과 탄생성에 대해 깊이 사유했다"고 밝혔다.
역자인 김선욱 숭실대 교수는 지난해 8월부터 5개월간 강좌 프로그램 '한나 아렌트 학교'를 운영한 한국아렌트학회 회장이다.
한길사. 200쪽. 1만7천원.
▲ 마르크스로 돌아가다 = 장이빙 지음. 김태성·김순진 외 옮김.
탄생 200주년을 맞은 사상가 카를 마르크스(1818∼1883)가 공개적으로 발표한 저작이 아니라 책을 읽고 발췌하거나 생각을 기록한 노트를 바탕으로 사상적 행보를 분석한 학술서.
장이빙(張一兵) 중국 난징대 철학과 교수는 부제인 '경제학적 맥락에서 고찰한 철학 담론'처럼 마르크스 사상에서 경제학과 철학이 어떻게 상호 침투하고 포용했는지 들여다본다.
또 텍스트에서 단어가 등장하는 빈도를 통계로 만들어 '소외', '외화', '인간주의', '생산력' 같은 용어가 각각의 저서에서 얼마나 나타나는지 논한다.
저자는 관념론에서 일반 유물론으로 전환, 역사유물론 정립, 역사현상학 정립을 마르크스가 이룬 세 가지 중요한 전환이라고 주장하고 "마르크스는 부르주아 이데올로기의 물신 숭배를 비판적으로 제거하는 한편 자본주의 생산양식의 본질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자 했다"고 강조한다.
한울. 952쪽. 6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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