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계파갈등 재연 조짐…연이틀 비대위·친박 신경전

입력 2018-11-01 15:07   수정 2018-11-01 20:50

한국, 계파갈등 재연 조짐…연이틀 비대위·친박 신경전
원내대표 선거·전대 앞두고 세(勢) 대결 양상
홍문종 "김병준 아쉬워"…金 "날 시험하지 말라" 경고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에서 계파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공개회의에서 친박(친박근혜)계 중진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와 비박(비박근혜)계에 대한 비판론이 제기되자 이튿날인 1일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작심한 듯 역시 공개적으로 반박에 나선 것이다.
이를 두고 당협위원장 교체를 위한 심사가 본격화한 가운데 내달 원내대표 경선과 내년 2∼3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터져 나올 파열음의 전주곡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공개적이거나 비공개적이거나 회의를 통해 이야기해주시고 개별적으로 전화 주시면 설명해드리겠다"며 "비대위 활동에 대해 알아보지도 않고 '하는 일이 없다'는 식으로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또 "근거 없는 이야기로 당내 불협화음을 만드는 것은 주의해달라. 비대위나 비대위원장을 시험하려 들지 말라"고도 했다.
의원들의 회의 발언은 물론이고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김 위원장이나 비대위 활동에 대한 비판을 더는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전례 없이 강한 어조로 경고한 것이다.
김용태 사무총장도 "국민에게 볼 꼴 못 볼 꼴 다 보여준 그때로 돌아갈 수 없다"며 "국민과 당원이 비대위에 준 책임과 권한은 분명하게 행사해 혁신작업을 주저 없이, 차질없이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비대위원장이 직접 추천한 최병길 비대위원도 "통합 전당대회, 보수 대통합을 추진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내부통합을 해야 한다. 친박과 비박, 탈당파와 잔류파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며 계파 해체를 위한 무박 2일 워크숍을 제안하기도 했다.
최 위원은 내달 있을 원내대표 선거에 대해서도 "대립과 대결로 몰고 가려고 해서는 안 된다"면서 "계파를 초월한 분을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으로 선출해 대안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반면, 전날 회의에서 탄핵 백서 제작을 제안하며 갈등에 불씨를 댕긴 홍문종 의원은 이날도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합과 보수의 미래, 우익의 미래를 이야기하려면 한국당의 가장 중요한 분수령이 된 탄핵에 관해 없었던 것처럼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탄핵에 찬성했던 복당파가 불편해해서 백서 제작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해석하며 "(탄핵에 대한) 입장이 완전히 다르면 보수 대통합은 있을 수 없다. 내년 2월 전당대회에 임하는 사람들은 이 문제에 관해 확실하고 분명한 자기 입장이 있어야 한다"라고도 말했다.
그는 김 비대위원장에 대해서는 "잘 하려고 노력하고 계신 것 같다. 지금 일을 잘 한다 못 한다 말하기는 그렇다"면서도 "아쉬운 감은 있다"고 평가했다.



e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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