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사건건 美 간섭 받나…美중간선거 후 남북관계 자율성 확보 설득해야"
민주, 동북아특위 출범식…송영길 "평화가 곧 경제인 시대 열 것"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오는 6일 미국의 중간선거가 끝나면 정부와 정치권 등이 남북관계의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1일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 출범식 강연에서 "남북 간 철도·도로 연결과 산림협력 등에 대해 왜 미국에 사사건건 간섭을 받아야 하느냐"며 "기본 관계를 위한 협력들과 인도적 협력도 하나하나 미국이 국제 제재를 언급하며 문제시하니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적으로 북한에 무엇을 주는 것이 아니니 그 정도는 포괄적으로 유엔 대북 제재 등의 예외적 영역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미국 중간선거가 끝나면 미국을 상대로 한 상당한 협의와 설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전 장관은 "한국 정부가 한반도 비핵화의 주체가 돼 국제사회에서 중재 역량을 발휘한 만큼 자율성과 외교적 위상이 커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정부뿐 아니라 국회와 민간이 다 함께 나서서 남북관계가 모두 제재 문제에 얽히는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 대결관계, 북미 적대관계를 동시에 해소하려 하는 현재의 구조는 해방 이후 처음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 때처럼 외부의 설득에 의해서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한반도에 안정적으로 평화국면이 정착될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말했다.
또 최근 북미 간 대화 답보상태 등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굉장히 많은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기차가 궤도에서 탈선하는 것처럼 일탈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전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상응할 단계적 경제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북한의 대변인이라고 하는데, 문 대통령은 북한 조치에 대해 일정한 선의의 조치를 해줘야 김정은 위원장이 고무돼 더 나아가지 않겠냐는 판단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고도경제성장을 위해 제재 해제를 원하는 것"이라며 북한의 현재 소비재 생산 수준과 첨단기술 능력, 양질의 노동력 등이 남북경협 시 한국 경제에 큰 이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전 장관의 강연 후에는 송영길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위의 공식 출범식도 열렸다.
출범식에서는 송 위원장을 비롯해 윤관석·전해철·강병원·김병욱·박정·윤준호 의원 등 원내 위원 18명과 허영 강원도당 위원장 등 원외 위원 11명이 위촉장을 받았다.
이해찬 대표는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 이행에 따라 남북은 이미 종전선언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고, 북미 간 관계만 잘 풀리면 사실상 동북아는 새로운 평화체제로 넘어갈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국면"이라며 "남북관계 발전으로 교류와 왕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시기에 특위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향후 '평화가 곧 경제'인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며 "분단 70년 동안 대륙과 단절됐던 '경제적 혈관'을 동북아를 넘어 유라시아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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