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오키나와(沖繩)현 정부와 이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헤노코(邊野古) 미군기지 이전 공사 재개를 강행했다.
1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8월 중단됐던 미군 기지 헤노코 이전을 위한 해안부 매립 공사를 이날 다시 시작했다.
일본 정부는 1990년대 오키나와현 기노완(宜野彎)시의 한가운데에 위치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비행장'으로 불린 후텐마 비행장의 이전을 결정하면서 이전지를 나고(名護)시의 헤노코로 정했다.
이와 관련해 오키나와 주민들은 새기지 역시 주민 안전에 위협이 될 것이며 산호초 등 환경을 심각하게 파괴할 것이라며 기지를 오키나와 밖으로 옮길 것을 요구하고 있어 양측 간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작년 해안부 매립공사를 시작하며 기지 이전을 본격적으로 착수했지만, 오키나와현은 지난 8월31일 과거 내렸던 매립공사 승인을 철회해 공사는 중단됐었다.
오키나와현 주민들은 지난 9월말 실시된 현지사 선거에서 기지 이전에 반대하는 다마키(玉城) 데니에 몰표를 던지며 지역의 민심을 강하게 드러냈지만, 일본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공사 재개 절차를 밟아왔다.
방위상이 오키나와현의 공사 승인 철회 조치가 부당하다며 공사 관할 부처인 국토교통성에 '행정불복심사'를 청구했고 국토교통성은 전날 방위성의 손을 들어주는 결정을 내리며 공사 재개의 길을 텄다.
일본의 행정불복심사법은 국가나 지자체의 위법하거나 부당한 처분에 대해 국민이 관할 정부 부처에 취소할 것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청구자와 판단을 하는 주체가 정부 부처들인 만큼 공사 재개를 허용하는 국토교통성의 판단은 예견됐던 일이다.
공사 재개와 관련해 오키나와현은 "중앙정부가 기지 이전에 반대하는 오키나와현의 생각에 전혀 따르려고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키나와 주민 50여명은 이날 공사 현장 주변 바다에 배를 띄우고 항의활동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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