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동브레이크 탑재 자동차 '운전지원차'로 부르기로

입력 2018-11-02 11:02   수정 2018-11-02 11:22

日, 자동브레이크 탑재 자동차 '운전지원차'로 부르기로
정부·업계 TF "아직 '자동운전' 아냐…기능 과신으로 중대사고 위험"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 정부와 업계가 자동브레이크 등을 탑재, '자동운전기능'을 강조하면서 현재 판매중인 자동차에 대해 앞으로는 광고 등에서 '자동운전차'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성능을 과신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으로는 '운전지원' 등의 표현으로 고쳐 부르기로 했다.
자동운전기술의 안전성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일본 정부와 자동차 메이커,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선진안전자동차추진검토회'는 지난달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일 보도했다.
이미 '안전운전서포트(지원)차'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업체도 있지만 일부 판매점에서는 "절대로 브레이크를 밟지 말라"고 설명하는 등 '자동운전기능'을 과장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토회의 결정에 강제력은 없지만 일본 업계의 관행상 사실상 지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성이 곧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정부는 자동운전기술을 5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완전 자동운전을 레벨 5로 분류하는데 비해 현재 시판되고 있는 자동차는 기껏 레벨 1이나 레벨 2 수준이다. 운전책임은 전적으로 운전자에게 있으며 현재의 기술은 운전 '지원'으로 간주한다.

가장 일반적인 '자동브레이크'도 그중 하나다. 2017년에 생산된 신차의 자동브레이크 탑재율은 76.9%에 달하지만 장애물을 감지하는 건 제한된 조건에서만 가능하다. 국토교통성 간부는 "유효한 장치지만 만일의 경우 충돌을 방지하거나 피해를 가볍게 하는 정도"라고 평가했다. 국토교통성에는 자동브레이크 관련 진정이 작년에만 340건 들어왔다. 이중 '제멋대로 작동'이 249건, '미작동'이 89건 이었다고 한다.
일본자동차연맹(JAF)이 2016년 3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명중 1명이 "전방 장애물에 대해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작동, 차를 멈추게 하는 장치", 또는 "브레이크를 조작하지 않아도 되는 장치"로 과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으로 정지하니 절대로 브레이크를 밟지 마세요."
도쿄도(東京都)내에 거주하는 한 회사원(64)이 얼마전 근처 자동차 판매점에서 자동브레이크 탑재 자동차를 시승하기 전 판매원에게서 들은 말이다. 불안 불안해 하면서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더니 빨간 색 신호에 대기중이던 다른 차 뒤에 천천히 멈춰 섰다. 이 회사원은 당일 자동차를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설명은 이용자를 착각하게 만들 수 있다. 현행 '자동브레이크'는 어디까지나 보조장치다. 작동조건에 한계가 있다. 국토교통성 간부는 "아직 브레이크 조작 자체를 맡길 수 있는 기술수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브레이크 외에 차선유지나 차간거리유지장치 등이 실용화됐지만 아직은 모두 '지원'하는 수준이어서 운전조작을 완전히 맡길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국토교통성 간부는 "새로운 기술을 사회에 침투시켜 사고방지로 연결하기 위해 정확한 용어로 기술수준을 이용자에게 바르게 이해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lhy501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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