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일보·환구시보 등 비판 논평 없어…中, 비난수위 조절 의사 반영한 듯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도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전화통화를 하면서 양국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은 가운데 중국의 주요 매체들도 미국에 대한 비판 수위를 조절하는 모양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대미공세의 선봉에 서서 미국 비판 논평을 잇달아 실어 왔지만, 양국 정상의 전화통화 다음 날인 2일에는 비판 논평을 싣지 않았다.
두 매체는 미중 갈등이 무역 분야를 넘어 외교, 군사 분야로 확산하자 비판 수위를 높이면서 거의 매일 미국 비판 논평을 실어왔다.
특히 인민일보 해외판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달 4일 중국의 미국 대선 개입을 비판하는 연설에 대해 9일 연속 1면에 비판 논평을 낸 바 있다.
환구시보 역시 지난달 29일 논평에서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주(州)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에서 17명의 사상자를 낸 총기 난사사고까지 거론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했지만, 이날은 미국 비판 논평을 게재하지 않았다.
중국 주요 매체들의 이 같은 보도 내용 변화는 양국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 소식통은 "양국갈등이 첨예하게 진행될 때는 관영 매체들을 위시한 주요 매체들이 지원사격에 나서는 형세였지만, 어제 중미 정상이 통화한 점을 감안해 비난 수위를 낮춘 것 같다"면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만날 때까지는 중국 매체들 역시 대미비판 공세를 멈추고 소강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시 주석은 1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미중간 무역 갈등을 원치 않는다면서 이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극적인 타협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중 정상의 직접 소통이 매우 중요하고 자주 연락해야 한다면서 G20 정상회의 기간에 시 주석과 다시 만나 중대한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chin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