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한국기원, 수장 없이 치르는 첫 바둑의 날

입력 2018-11-02 12:22   수정 2018-11-02 13:41

표류하는 한국기원, 수장 없이 치르는 첫 바둑의 날
홍석현 총재 사임…5일 기념행사, 주인 없는 잔칫집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바둑계가 최대 잔칫날을 앞두고 수장을 잃고 표류하는 신세가 됐다.
오는 5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제1회 바둑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다.
바둑의 날 기념식은 '바둑진흥법' 제7조에 따라 바둑의 날이 법정기념일로 제정된 이후 처음 열리는 행사다.
바둑의 날로 제정된 11월 5일은 한국 현대 바둑의 개척자 고(故) 조남철 선생이 1945년 한성기원을 세운 날이다. 한성기원은 한국바둑의 총본산인 한국기원의 전신이다.
이날 한국기원은 한국바둑을 빛낸 기사 6명을 국수(國手)로 추대할 예정이다. 또 한국바둑을 일으킨 기사에게 대국수 헌정 메달을 수여할 계획이다.
이 밖에 바둑 발전에 기여한 인사에게 표창을 수여하고, 한국바둑 발전을 위한 비전을 선포한다.
법으로 인정받은 바둑계 최고의 행사지만, '주인 없는 잔칫집'이 될 전망이다.
현재 한국기원에는 바둑의 날 행사를 지휘할 수장이 없다.
홍석현 총재와 송필호·송광수 부총재가 2일 사퇴했기 때문이다. 유창혁 사무총장도 지난달 30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바둑의 날 행사는 총재단이 불참한 가운데 외빈들 위주로 열려야 하는 상황이다.
홍 총재는 "바라던 성과를 적잖이 이룬 이 시점이 자리를 비울 때라 판단했다"고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홍 총재는 허동수 전 이사장이 물러난 2014년부터 한국기원을 이끌었다. 허 전 이사장의 잔여임기를 마치고 2016년 7월 중임, 2020년 7월까지 4년간 더 한국기원 총재를 지낼 예정이었지만, 중도 사임했다.
바둑계에서는 홍 총재를 비롯한 한국기원 지도진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지난 4월 디아나 초단의 폭로로 바둑계 미투 운동이 촉발하고, 이를 처리하는 한국기원의 행정 절차에 프로기사들이 반발하면서 집행부를 둘러싼 불만이 커졌다.
비(非) 바둑인 출신 인사들이 바둑행정을 지휘하면서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왔다.
프로기사회는 지난달 29일 임시 기사총회를 열고 송필호 부총재와 유창혁 사무총장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며 현 지도진에 대한 불신임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홍 총재는 "바둑은 역사가 긴 만큼 의견이 다양한 곳이라 이를 수렴해 원만히 끌고 나갈 분이 필요하다며 "한국기원 지도부 인선, 향후 바둑 정책 수립에 프로기사와 바둑인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기원은 바둑의 날 행사를 마치고 임시이사회를 개최해 새 지도부 구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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