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학적 시·공간 경계 이용해 빛 제어 성공

입력 2018-11-04 10:00  

광학적 시·공간 경계 이용해 빛 제어 성공
KAIST 민범기 교수 연구팀, 주파수 변환기술 개발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기계공학과 민범기 교수 연구팀이 광학적인 시·공간 경계를 이용해 빛의 색과 위상을 동시에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기계공학과 전원주·물리학과 이상민 교수와 함께한 이번 연구는 광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 10월 8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일반적인 광학 현상에서는 빛의 중첩(superposition) 원리가 성립한다.
여러 빛이 동시에 물질을 통과해도 서로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빛의 세기가 엄청나게 강하면 전기장이 원자핵·전자 상호작용에 영향을 준다.
빛의 주파수를 몇 배 늘린다든지 두 빛의 주파수를 합하거나 뺀 빛을 형성한다든지 하는 비선형 광학 현상은 여기에서 관찰된다.
비선형 광학 현상은 빛 주파수 변환 소자의 핵심이기도 하다.
빛을 이용한 정밀측정과 통신기술에서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파수 변환 현상을 보기 위해선 꼭 강한 빛이 필요한 건 아니다.
외부 자극을 이용해 빛이 통과하는 물질을 변화시킬 때에도 같은 현상을 관찰할 수 있어서다.
시간에 따라 움직이는 물질, 즉 시·공간 경계를 이용하면 약한 빛에서도 주파수 변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의 성과는 이 지점에 있다.
민 교수 연구팀 등은 특수 미세 금속 구조를 반도체 표면 위에 제작해 기존보다 훨씬 높은 자유도를 갖는 시·공간 경계를 만들었다.
원자 구조를 닮은 금속 미세구조를 배열해 인공적인 광학 물질(메타물질)을 개발했고, 이 인공 물질을 매우 빠르게 변화시켜서 시·공간 경계를 이끌었다.
주로 개념적으로만 진행했던 시·공간 경계에서의 주파수 변환에 관한 연구를 실제 응용할 수 있는 단계로 발전시켰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민 교수는 "주파수 스펙트럼 변화를 자유롭게 설계하고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며 "광학 분야에서 동적인 매질 연구에 새 방향을 제시한 셈"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미래유망융합기술 파이오니어 사업과 글로벌프론티어사업 파동에너지극한제어연구단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이강희 박사와 손재현 박사과정이 논문 공동 1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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