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사 유산' 서소문 별관·청운동 공관, 역사 뒤안길로

입력 2018-11-04 09:00   수정 2018-11-04 14:48

'보안사 유산' 서소문 별관·청운동 공관, 역사 뒤안길로
안보지원사, 국방부에 반납…"과거사 정리"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군사안보지원사령부(안보지원사)가 과거 보안부대와 국군보안사령부 시절 건립했거나 매입해 기무사가 써왔던 건물과 공관을 모두 국방부로 반납했다.
지난달 1일 기무사를 대체한 안보지원사 출범 이후 불과 2달 만에 과거 보안부대와 보안사의 마지막 유산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안보지원사는 최근 서울 서소문에 있는 기무사 별관(지상 4층)과 청운동 공관(지상 3층, 지하 1층)을 비롯해 용산 국방부 청사 후문 인근의 지상 4층 범진사(옛 602 기무부대) 건물 등을 국방부에 반납했다고 복수의 군 관계자가 4일 밝혔다.
군의 한 관계자는 "과거 역사를 정리하고 새로운 안보지원사 역사를 만들어간다는 강한 의지에 따라 이들 건물과 공관을 반납한 것"이라고 전했다.
보안부대 시절인 1972년 준공된 서소문 별관은 2층에 사령관 집무실이 있고, 나머지 층은 (사)충호안보연합, 보안연구소가 사용해왔다. 2008년 기무사 청사가 경복궁 근처에서 경기 과천으로 이전한 이후 옛 기무사령관들은 이곳에서 외부인을 접견하거나 업무를 봤다.
이곳에 있던 사령관 집무 공간이 없어지면서 국방부 청사 내에 있는 국방부 지원부대(800 군사안보지원부대)에 소규모로 마련했다. 업무차 서울에 온 안보지원사령관은 이 소규모 공간에서 집무를 본다.
청운동 사령관 공관은 대지가 563.6㎡(170여 평)이다. 현 공시지가로 46억여 원인 이 공관은 보안사 시절인 1982년 매입했으며 역대 기무사령관들이 재임 시절 거주한 곳이다. 군사외교 등 외빈 접견 등에도 이용됐다.
이들 두 건물은 과거 기무사 내에서 보안부대와 보안사의 마지막 유산으로 꼽힌 곳이다.
또 범진사 건물은 서울지구 기무부대가 사용했다. 건물 정문에 '범진사'라는 간판이 붙어 마치 출판사로 오인되기도 했는데 건물 앞을 지나는 사람이 어떤 용도의 건물인지 알 수 없도록 '위장 간판'을 달았다.
범진사에서는 수도방위사령부와 국군화생방호사령부 등 서울지역에 있는 군부대의 방첩, 수사 등의 업무를 지원해왔다. 서울지역 군부대에 임관 예정인 장교들의 신원 조사 업무도 수행했다.
통합방위 업무를 위해 정부 주요기관에 요원을 내보기도 했다.
이 밖에 안보지원사는 과천 청사 본관 앞에 우뚝 서 있던 탑을 철거했다.
이 탑의 좌·우측 호랑이상은 인근 잔디밭으로 옮겼다. 비록 석재로 제작한 호랑이상이지만 자연으로 방사한 셈이다.
청와대 쪽을 정면으로 바라보도록 지었다는 옛 기무사 본관(현 안보지원사 본관) 앞으로 이 탑과 두 마리의 호랑이상이 자리를 잡아 '권위주의적 배치'였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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