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매 중도매인 몰려, 마리당 1만원선 거래…동해안 특산물 대게 계절 시작
살이 꽉 차는 3월엔 대게 축제도 열려…어획량은 포항이 최대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조금 전에 가격 못 봤능교? 봤으믄 알아서 하이소. 자, 시작합니다."
쌀쌀한 바닷바람이 누그러지지 않은 2일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간.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수협 위판장에는 종을 든 경매사의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바닥에 깔린 대게를 살펴보던 사람들은 경매사 얘기를 듣고 경매에 참가할 준비를 했다.
번호를 단 빨간 모자가 경매에 참가할 자격을 갖춘 중도매인임을 알 수 있는 표시였다.
30여명의 중도매인은 경매사가 지나갈 때면 상의를 펼쳐 다른 사람이 못 보도록 한 뒤 손가락으로 가격을 제시했다.
날씨는 쌀쌀해도 중도매인 열기는 뜨거웠다.
경매사는 일일이 가격을 확인한 뒤 마지막에 낙찰 가격과 중도매인 번호를 불렀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짧은 순간에 중도매인 사이에 아쉬움과 기쁨의 표정이 교차했다.
이날 낙찰된 대게는 한 마리당 1만원선이었다.
지난해 11월 초 낙찰된 대게가 한 마리당 7천원선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가격이 올랐다고 한 중도매인은 전했다.
물론 소비자가 사려면 중도매인 경락가보다는 비쌀 수밖에 없다.
중도매인은 낙찰받은 대게를 미리 준비한 차로 옮겨 담았다. 주변에는 대게를 구경하려는 사람들이 몰렸다.
"거 참 맛있어 보이네."
몰려든 사람 중에 누군가가 말했다.
포항을 비롯한 동해안 특산물인 대게 계절이 돌아왔다.
2일 경북도에 따르면 정부는 대게 산란을 위해 매년 6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어획을 금지한다.
다만 동경 131도 30분 동쪽 수역 금어기는 10월 31일까지다. 또 강원 일부 수역은 4월부터 11월 사이에 금어기와 해제기가 번갈아 설정돼 있다.
암컷과 체장 9㎝ 이하인 작은 수컷은 1년 내내 잡을 수 없다.
그렇더라도 일단 11월부터 금어기가 풀린 만큼 대게 어획과 경매가 시작됐다.
이번 가을 들어 처음으로 대게를 잡아 위판장에 넘긴 배는 707대일호(35t)가 유일했다.
대게 철이 시작되기는 했어도 아직 살이 꽉 차지는 않았다.
대게 살이 꽉 차는 3월 즈음에 울진과 영덕에선 대게축제가 열리곤 한다.
울진과 영덕이 대게 원조지역이라고 다투지만 대게 어획량이 가장 많은 곳은 포항이다.
포항 구룡포에 선적을 둔 대게잡이 배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한 상인은 "대게 좋아하는 사람은 금어기가 풀릴 때만 기다린다"며 "이제 대게 철이 시작이라서 조금 비싼 편이지만 많이 잡힐 때는 가격이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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