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동남부 마리우폴항서…러 지원 반군 지역 철강제품 3천t 실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가 자국에 대한 러시아의 경제 제재에 러시아 관련 화물 억류로 맞대응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유리 루첸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1일(현지시간)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아조프해에 면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러시아 항구를 출발해 벨기에로 향하던 라이베리아 선적 화물선을 억류했다고 밝혔다.화물선에는 우크라이나에서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친러시아 반군이 장악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주 소재 '알체프스크 철강 콤비나트'사의 철강 제품 3천t 이상이 실려 있다고 루첸코는 소개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억류 조치가 같은 날 취해진 러시아의 대우크라이나 경제 제재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앞서 이날 우크라이나인 322명과 우크라이나 법인 68개의 러시아 내 자산을 동결하는 경제 제재를 명령했다.
해운 전문가들에 따르면 마리우폴항에 억류된 선박은 화물선 '코멧'(Comet)으로 지난달 말 아조프해 인근의 러시아 남부 항구도시 템륙항에 입항했다가 같은달 28일 마리우폴항으로 들어갔다.
우크라이나는 동부 루간스크 지역을 친러 반군이 불법 점령하고 있다고 주장해온 만큼 이 지역 공장에서 생산된 철강 제품 거래도 불법이라는 명분으로 화물선을 억류한 것으로 보인다.
옛 소련 '형제국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은 지난 2014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한 뒤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러시아는 귀속 찬반을 묻는 크림 주민들의 투표에서 96.7%가 귀속을 지지했음을 크림 병합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자국 영토에 대한 강제 점령으로 규정하고 줄기차게 영토 반환을 요구하고 있으며, 서방도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크림 사태는 이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의 무장 독립 항쟁을 촉발했으며 러시아는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무력 분쟁으로 지금까지 1만여 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된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