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찬훈 함평군 농업기술센터 담당, 국화분재 2011년부터 8년째 키워
(함평=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국화 분재는 몇 년 동안 키울 수 있나요?"
남도 곳곳에서 열리는 국화축제를 방문한 관람객들의 공통된 궁금증이다.
함평 국화축제를 이끄는 고찬훈(45) 함평군 농업기술센터 자원기술담당도 국화분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이 받아 본 질문이라고 한다.
그럴 때마다 고 담당은 "국화는 숙근다년초(뿌리만 살아있고 줄기는 죽어버리지만 매년 새순이 올라오는 식물)라서 재배가 능력에 따라 다르다"고 답했다.
그러다 문득 '나는 과연 얼마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
2011년 고 담당의 도전이 시작됐다.
몇 년까지 키울 수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공식기록은 없다.
방문객이 줄을 잇고 있는 명품 함평 국화축제장에 8년생 국화분재가 전시돼 있다.
국내 최장수 국화분재가 아닌가 싶다고 고 담당은 말했다.
2011년부터 키우기 시작한 국화분재 작품이 8년째 살아서 전시장에 나온 것이다.
이 분재는 4년째인 2014년에 가장 세력이 강한 작품으로 전시돼 관람객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2016년도부터 생육이 급격히 저하됐다.
8년째인 올해는 주간의 줄기는 완전히 말라서 죽고, 애초에 작은 가지였던 아래쪽의 가지만 살아서 그 생명력을 아직 과시하고 있다.
뿌리를 자세히 관찰하면 감탄사가 나올만하다.
보통 국화의 뿌리는 실처럼 가늘고 연약하지만 8년을 살아온 국화의 뿌리는 나무줄기에 견줄만하다.
고 담당은 4일 "내년에도 이 작품을 잘 관리해 전시장을 찾은 이들에게 희망을 줄 생각"이라면서 "대한민국 국화분재 역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하나의 페이지가 된 함평과 대한민국 국향대전에 계속해서 관심 갖고 들러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숙근다년초인 국화는 뿌리만 여러 해 살아가는 풀이다. 거친 비바람 속에서도 끈질기게 버텨 온 그 인고의 세월을 화분이라는 작은 틀 안에 태생적으로 가둘 수 없는 것이 바로 국화다.
수목만이 할 수 있는 분재를 국화가 따라 한다는 것 자체가 누군가의 과한 욕심이었을지 모르겠지만, 그 누군가의 노력으로 국화분재는 비로소 시작됐다.
2004년 이래 대한민국 가을엔 풍성한 국화들이, 대한민국 곳곳엔 다양한 국화분재가 가득하다.
2004년, 함평의 국화축제는 당시 '가을 나비축제'로 불리며 전국에 첫선을 보이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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