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역 어울리지만 순박한 시골 청년 역도 해보고 싶어요"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백일의 낭군님' 마칠이는 '미운 일곱살' 캐릭터랄까요? 악역이지만 너무 밉지만은 않았죠."
최근 종영한 tvN 월화극 '백일의 낭군님' 마칠이는 주인공 원득이를 속여 빚을 지게 하는 사채업자다. 왼쪽 뺨에 점을 찍고 원득이를 괴롭히는 마칠이는 특별한 악역이 없는 극 배경 송주현에서 가장 입체적인 역할이었다.
2일 서울 광화문에서 마칠이를 연기한 배우 정수교(31)를 만났다.
"극에서 송주현은 궁과 달리 일반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서 무게감 있는 악독함을 보이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초반에 고민을 많이 했죠. 말투는 친한 친구 말투를 가져왔어요. 제 안에 마칠이와 닮은 부분이 많아서 아주 어렵진 않았던 것 같아요. 성격이 밝고 장난치기 좋아하고 법에 어긋나지 않으면 제멋대로 하는 면도 있거든요. (웃음)"
그러면서 "다른 점이라면 저는 마칠이와는 달리 어르신들에게 막 대하지는 않는다"며 "마칠이로서 그런 연기를 할 때는 좀 불편하고 민망했다"고 덧붙였다.
마칠이 얼굴 점은 처음부터 대본에 있던 설정이라고 한다.
정수교는 "점이 얼굴에 있는 이유는 마칠이 인상착의를 말했을 때 한 번에 누군지 알 수 있게 하도록 한 장치 같았다"고 했다.
마칠이는 얄밉지만,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캐릭터였다면 정수교가 동시에 연기한 MBN 수목극 '마성의 기쁨' 김범수는 공감하기 힘든 악역이었다. 김범수는 극 중 주기쁨(송하윤)의 전 소속사 사장으로 주기쁨을 끊임없이 방해한다.
"김범수는 이해가 안 되는 악역이었죠. 처음엔 전선이 엉킨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감독님이 '그냥 주변에 그런 사람도 있다'고 생각하라고 하더라고요. 그 후에 대본을 다시 보니까 조금 단순해졌어요. 또 상대 배우랑 연기해나갈수록 더 괜찮아졌던 것 같아요."
두 작품에서 모두 악역을 맡은 데 대해서는 "악역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며 "이런 모습 저런 모습이 모두 제 안에 있고 악역이 어울릴 수 있는 여건을 제가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정수교는 2013년 영화 '친구 2'로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2016), 영화 '마스터'(2016) 등에 출연했다.
그는 "중2 때 영화 '친구'를 보고 연기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는데 데뷔를 '친구 2'로 했다"고 웃었다.
"제 롤모델은 성동일 선배와 '친구'의 유오성 선배예요. 그렇지만 꼭 롤모델처럼 안 된다고 해도 실망하지는 않으려고요. 담백한 사람이 되어서 담백한 연기를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해보고 싶은 역할요? 순수한 시골 청년요. 남들은 비효율적이라고 하는 일을 계속 밀고 나가는 그런 순박한 청년을 해보고 싶어요."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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