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O "지역안정 해치는 도발"…하마스 "팔레스타인·아랍·무슬림 향한 적대조치"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이 이스라엘 주재 브라질 대사관 이전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 팔레스타인 당국이 강하게 반발했다.
2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브라질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려는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계획은 도발 행위라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고위 간부인 하난 아쉬라위는 "이는 도발적인 조치이며 국제법에도 어긋난다"면서 대사관 이전이 이뤄지면 중동지역 안정을 해치는 결과만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브라질이 국제법에 반하는 부정적인 동맹의 대열에 참여하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도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발언을 비난했다.
하마스의 대변인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을 통해 "우리는 이 문제를 팔레스타인인과 아랍 세계, 무슬림을 향한 적대적인 조치로 간주한다"고 비난했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전날 이스라엘 일간 '이스라엘 하욤'과 인터뷰에서 브라질 대사관 이전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이스라엘은 자국 수도를 결정할 주권적 권리가 있다"면서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할 것이며 미국과 과테말라의 전례에 따라 대사관 이전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을 통해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계획을 "역사적인 일"이라고 평가하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이에 따라 브라질은 미국에 이어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가장 큰 국가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과테말라와 파라과이도 자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했다. 그러나 파라과이는 지난 9월 자국 대사관을 다시 텔아비브로 옮겼고, 이스라엘 정부는 파라과이 아순시온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을 폐쇄했다.
예루살렘은 유대교와 기독교뿐 아니라 이슬람에서도 성지인 데다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6일 전쟁)에서 승리해 팔레스타인을 내쫓고 점령한 곳으로 국제법상으로 어느 나라 영토도 아니다.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을 미래의 수도로 여기고 있다.
한편,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대선 기간에도 이스라엘 편향적인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이스라엘 주재 브라질 대사관 이전 외에 브라질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관 폐쇄를 검토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브라질 정부가 2010년 팔레스타인을 독립국으로 인정한 사실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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