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10년 만에 재현되는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는 '클래식'으로 불릴만한 매치업이다.
2007·2008년 한국시리즈에서 거푸 두산을 제압해 왕조 시대의 기틀을 닦은 SK와 2015·2016년 KBO 챔피언으로 의심의 여지 없는 현재 최강팀 두산의 한국시리즈는 야구팬들에게 향수와 설렘을 동시에 안긴다.
서울 잠실구장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을 오가며 벌일 올해 한국시리즈의 최대 변수는 역시 홈런이다.
SK는 홈런의 '미학'을 선사하며 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힘겹게 따돌렸다.
2일 끝난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SK는 제이미 로맥의 좌월 석 점 홈런으로 3-3 동점을 이루고 9-10으로 역전패 위기에 몰린 연장 10회말 김강민의 좌월 아치로 10-10 재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한동민의 중월 끝내기 홈런으로 11-10 '역대급 명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홈런 군단' SK였기에 가능한 꿈 같은 일이었다.
이중 삼중으로 상대 팀 중심 타자를 견제하는 일은 단기전의 필승 공식으로 굳어졌다. 중심 타자들은 실투 하나를 반드시 큰 것 한 방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타석에 들어선다.
단기전에서 홈런이 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SK와 플레이오프 5차전 연장 승부까지 치열하게 맞붙은 넥센은 아쉽게도 SK의 전매특허인 홈런을 넘지 못하고 감동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1차전에선 박정권에게 굿바이 홈런을 허용하는 등 대포 4방을 헌납했다. 2차전에서도 SK의 홈런 3방이 승패를 좌우했다.
정규리그에서 2년 연속 팀 홈런 1위를 달린 대포군단 SK의 포물선은 포스트시즌에서 쉴 새 없이 터졌다.
5경기에서 생산한 홈런은 13방으로 경기당 2개 이상을 쳤다. '홈런 공장'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만 10개를 쐈다.
SK가 7∼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3∼5차전에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톱타자 김강민이 홈런 3방을 터뜨려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고, 최정과 로맥 두 중심 타자도 2방씩을 가동했다.
죽을 쒔던 한동민도 플레이오프 4·5차전에서 홈런 2방을 쳐 상승세를 탔다.
두산을 상대로 로맥이 7개, 김동엽이 5개의 홈런을 정규리그에서 날렸다. SK 타선은 두산을 상대로 홈런 28개를 합작했다.
정규리그가 끝난 뒤 20일 넘게 쉬다가 한국시리즈에 나서는 두산은 SK의 대포를 봉쇄할 투수들의 싱싱한 어깨에 기대를 건다.
SK의 창이 아무리 날카롭더라도 꿀맛 같은 휴식으로 새것처럼 단단해진 두산의 방패를 쉽게 뚫을 순 없다.
두산 타선에선 올해 SK와의 16차례 경기 중 홈런 4방을 치고 그중 3개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넘긴 포수 양의지가 경계 대상 1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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