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트아웃 포기하고 다저스와 3년 연장 계약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잔류를 선택한 클레이턴 커쇼(30)는 "솔직히 말해서 이곳(다저스)에 남고 싶었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은 3일(한국시간) 커쇼가 옵트아웃 조항을 행사하지 않고, 다저스와 3년간 9천300만 달러(1천39억 원)에 계약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커쇼는 2013년 다저스와 총액 2억1천500만 달러(2천400억원)에 7년 계약을 맺으면서 5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될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을 넣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자신이 원한다면 2년 6천500만 달러 잔여 계약을 포기하고 FA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커쇼는 계약 기간을 1년 더 늘리고 옵션을 추가하면서 다저스에 2021년까지 남기로 했다.
옵션은 선발 경기수(24·26·28·30경기 등판 시 각각 100만 달러), 사이영상 수상 시 150만 달러, 사이영상 투표 2∼3위 시 50만 달러씩 받는 조건이다.
커쇼는 "아이들은 물론 (아내) 엘런도 이곳을 좋아한다"며 "내게도 다저스에 남는 것이 훨씬 가치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저스 프랜차이즈 사상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커쇼는 현재 만으로 30살이다.
그는 메이저리그 11시즌 동안 포스트시즌까지 포함해 2천248⅓이닝을 던졌다. 정규리그에서 던진 2천96이닝은 현역 투수 중에서 11위에 해당한다.
커쇼는 여전히 리그 최고의 투수로 평가받지만 최근 들어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경우가 잦아졌다.
구속도 떨어졌다. 올 시즌 커쇼는 평균 90.9마일(146㎞)로 데뷔 이후 가장 느린 패스트볼 평균 구속을 기록했다.
과거 위력적인 강속구를 앞세운 투수에서 이제는 슬라이더와 커브 등 변화구 의존도가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삼진율도 떨어졌다.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7이닝 동안 홈런 3개(4실점)를 얻어맞은 장면에서 커쇼의 앞날을 의심하는 반응이 나왔다.
남느냐, 떠나느냐를 놓고 고민한 커쇼의 선택과는 별개로 다저스 구단 입장에서도 커쇼에 대한 투자 가치를 평가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기간을 줄이고, 대신 옵션을 많이 추가한 이번 계약은 위험 부담을 줄이고자 한 다저스 구단의 의지가 관철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커쇼는 "많은 사람이 내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말한다"며 "이번 계약은 많은 사람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할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어떤 경우에도 내가 해낼 수 없는 계약 조건에 사인한 적이 없다"며 "3년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커쇼는 2006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다저스에 입단해 2년 후인 2008년 빅리그에서 데뷔했다.
그는 2011년 이후 리그 최고의 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사이영상을 3번 수상했고, 2014년에는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다승 타이틀을 3차례, 평균자책점 타이틀은 5차례 거머쥐었고, 탈삼진왕도 3차례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3년간 허리 및 어깨 부상으로 고생한 커쇼는 올해 9승 5패 평균자책점 2.73에 그쳤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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