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정책 1년] ③동남아·인도로 눈 돌리는 한국기업들

입력 2018-11-06 06:40  

[신남방정책 1년] ③동남아·인도로 눈 돌리는 한국기업들
동남아 최대경제 인도네시아선 韓기업 진출 열풍 재개 조짐
베트남, 인도, 태국 등서도 한국과의 관계 강화 가시화
"한국도 우리에 관심 갖는다"…한국에 우호적 분위기 형성



(방콕·하노이·뉴델리·자카르타=연합뉴스) 김상훈 민영규 김영현 황철환 특파원 = "한국 기업의 문의가 체감상 1.5배 이상 늘어난 것 같습니다."
작년 11월 9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新)남방정책을 천명한 뒤 만 1년을 맞은 현재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국인 인도네시아에선 최근 몇 년간 주춤했던 한국 기업의 진출 열풍이 재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코트라(KOTRA) 자카르타 무역관 관계자는 6일 연합뉴스 기자에게 "신남방정책 선언 이후 인도네시아에 대한 한국 기업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현대자동차가 연간 생산 20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놓고 인도네시아 정부와 세부조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우리 대기업의 현지 투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관련 사정에 밝은 현지 소식통은 "현대차 고위 임원과 협력업체 관계자들의 인도네시아 방문이 최근 부쩍 늘어난 점으로 볼 때 협상이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높은 기대를 반영한 듯 일각에선 현대차가 3년 이내에 인도네시아에서 완성차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국민의 한국에 대한 시각도 더욱 우호적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자카르타 현지에서 근무 중인 한 공공기관 직원은 "한류 등의 영향으로 원래부터 한국에 우호적이었지만, 최근에는 한국도 인도네시아에 호의적이고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갖는다고 보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인도네시아 유관기관과 접촉할 때면 공무원들이 한국 기업과 한국인에게 예전보다 더 호의적으로 대한다는 느낌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김병삼 코트라 자카르타 무역관장은 "신남방정책 선언 이후 양국 정상의 교환 방문 등을 계기로 긍정적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 사실"이라면서 "인도네시아에 대한 관심 확대는 베트남에 편중돼 있던 한국 기업의 투자를 분산시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베트남과 인도, 태국 등 다른 신남방정책 핵심 대상 국가들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과의 교역이 해마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베트남에선 한국이 베트남을 각별히 생각한다는 여론이 형성된 것이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은 올해 3월 베트남을 찾아 쩐 다이 꽝 당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이어 지난 9월 꽝 주석이 별세했을 때는 유엔 총회 참석차 출국한 상황에서도 이낙연 국무총리를 베트남으로 보내 직접 조문하게 했다.
김도현 주베트남 대사는 이러한 행보가 베트남 정부의 마음을 울렸다면서 베트남 정부가 최근 하노이에 코리아 센터를 설립하려는 한인사회에 부지를 제공하기로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스트 차이나' 시장의 대표 국가인 인도에서는 한국 기업이 뭄바이 남부해안도로 사업을 수주하는 등 인프라 시장 진출에서 구체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양국 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을 활용한 인프라 개발 협력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신남방정책을 기반으로 2017년 200억달러(약 22조원) 수준인 양국 교역액을 2030년까지 500억달러(약 56조원)로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동남아 한류의 진원지이자 인도차이나 반도 경제활동의 중심축인 태국은 올해 한국과의 수교 60주년을 맞아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열면서 교류가 더욱 활성화했다.
태국은 내년도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순회의장국을 맡을 예정이어서 한반도 평화정착 등 안보분야와 관련해서도 한국이 한층 더 긴밀히 협력해야 할 대상으로 꼽힌다.
코트라 방콕 무역관의 전춘우 관장은 "신남방정책 발표와 수교 60주년을 거치면서 양국관계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면서 "이 기회에 양국 간 교류를 활성화할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동남아 외교가와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국이 이른바 '거점' 국가가 아닌 나머지 국가에도 관심을 골고루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캄보디아와 라오스 등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딘 국가들은 한국이 자국을 포함한 아세안 전체 회원국과 골고루 관계를 증진할 것인지에 촉각을 세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채 주아세안대표부 대사는 "절대적 규모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균형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통령이 신남방정책에서 강조한 것도 경제가 아닌 사람(People)이었다. 이와 관련해 인적 교류와 문화적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세안의 경우 모든 결정이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이뤄진다는 점과 2015년 아세안 경제공동체(AEC)를 출범시키고서 단일시장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균형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로 꼽힌다.
김 대사는 "아세안 단일시장이 완성되면 발전이 더딘 국가들도 관련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행사할 수 있고 이는 한국과의 무역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부언했다.
meolakim@yna.co.kr, youngkyu@yna.co.kr, cool@yna.co.kr,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