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철 관광지 무질서 행위에 '몸살'…"시민의식 제고 절실"

입력 2018-11-03 16:08  

단풍철 관광지 무질서 행위에 '몸살'…"시민의식 제고 절실"
'힐링 여행 갔다가 스트레스만'…쓰레기·불법 주정차 만연

(전국종합=연합뉴스)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려는 인파로 전국의 유명산과 유원지가 연일 북새통이다.
그런데 휴일을 맞아 모처럼 나온 가을 힐링 여행이 오히려 스트레스로 돌아오는 사례가 적지 않다. 쓰레기 투기, 불법 주정차 등 일부 관광객의 낮은 시민의식 때문이다.

토요일인 3일 지리산 국립공원은 최절정기를 맞은 단풍을 감상하려는 탐방객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주요 탐방로는 넘쳐나는 탐방객들로 거의 떠밀려 발걸음을 옮기는 듯한 모습이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타고 온 차들이다.
도로 곳곳을 점령한 불법 주정차 차들이 차량정체를 심화시켜 국립공원 초입 주차장까지 가는데 하세월이다.
산행 중에는 탐방로 바위틈 등에 버려진 쓰레기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탐방객 류모(48)씨는 "불법 주정차 차량이 통행에 지장을 주고, 계곡 곳곳에는 음식물을 먹고 제대로 치우지 않아 냄새가 나 기분을 망쳤다"며 "남을 배려하는 행락 문화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행락철 쓰레기 발생은 그나마 과거보다는 나아졌다는 게 국립공원 측의 설명이다.
공원 내 쓰레기를 주워오면 대피소 숙박, 주차장 주차요금 결제 등에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그린포인제' 시행 덕분이다.
하지만 샛길 등 비법정 탐방로 출입은 여전하다.
지리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주말에는 수시로 직원들이 순찰을 다니면서 공식 탐방로만 이용하도록 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뿐만이 아니다.
수도권 대표 어시장인 소래포구는 전어·꽃게·새우 등 제철을 맞은 수산물을 사려는 방문객들이 몰리면서 쓰레기 및 불법주차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방문객 일부는 어시장 점포에서 횟감을 산 뒤 주변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낮부터 술판을 벌인다. 자리가 파할 땐 남은 음식과 초고추장을 아무렇게나 비닐봉지에 담아 구석 자리에 놓고 떠나기 일쑤다.

또 공영주차장과 민간 유료주차장이 있어도 시장 주차공간이 충분치 않다 보니 주변 일대 도로변 차선은 거의 주차장이나 다름없다.
1개 차선을 불법주차 차량이 점령하다 보니 주말이면 소래포구 일대 차량 혼잡은 더욱 극심해지는 실정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 제주는 크고 작은 카페가 해안을 따라 줄줄이 늘어선 제주시 애월읍 한담해변 일대가 몸살을 앓고 있다.
차들이 몰려 좁은 마을 안길이 금세 혼잡해지고, 관광객들이 마시고 난 뒤 버린 일회용 컵이 널려 있다.
일부 카페는 일회용 컵을 다시 가게로 가져와 달라고 안내문을 붙여놨지만, 회수율은 저조하다.
제주시에 사는 양모(32)씨는 "예전에는 바다를 보며 조용히 산책하고 싶을 때 종종 한담해변을 찾았는데, 이제는 사람도 많고 지저분해 고즈넉한 매력이 사라졌다"고 아쉬워했다.
관광지 못지않게 단체 관광 출발지나 도착지에서의 무질서 행위도 심각하다.
대구 시내 한 지하철역 입구는 관광버스 출발, 도착지로 유명하다. 단풍놀이가 한창인 이맘때는 매일같이 10대 가까운 버스가 줄지어 있다.
출발할 때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그러나 저녁 무렵 관광객들이 도착할 때면 역 입구 주변에 쓰레기 더미가 쌓인다.
일반 쓰레기는 물론 음식 찌꺼기, 일회용 도시락 용기, 플라스틱 물컵 등이 담긴 박스가 여기저기 널려 도시미관을 저해할 정도다.
관할 구청은 이와 관련한 민원이 잇따르자 최근 집중 단속에 들어갔다.
(강종구 김용민 백도인 이정훈 전지혜 전창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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