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 토론모임서 초청…대학 교수·학생 반발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명문 옥스퍼드 대학 내에서 논란이 된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알리체 바이델 원내대표의 초청 연설이 결국 취소됐다.
3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옥스퍼드 대학의 재학생 토론모임인 옥스퍼드 유니언의 스티븐 호배스 회장은 "바이델 대표가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에 토론회 참석을 취소했다"고 발표했다.
바이델 대표는 7일 옥스퍼드 대학에서 연설하기로 했으나 그의 정치적 성향 탓에 학내에서 논란이 벌어졌다.
독일 정계의 지평을 뒤흔들면서 제3당으로 급부상한 AfD는 정기적으로 집회를 열고 이민자와 무슬림을 성토하는 극우성향의 정당이기 때문이다.
이를 이끄는 39세의 바이델 대표 역시 인종차별주의적이고, 반무슬림·반이민자 성향을 스스럼없이 드러내는 인물로 알려졌다.
바이델 대표의 초청 사실이 알려지자 교수와 학생들이 분노했고, 대학 내 30여개 단체에서 취소를 요구하는 서한을 옥스퍼드 유니언에 전달했다.
옥스퍼드 노동당 무슬림 네트워크는 증오 연설을 할 수 있는 단상을 제공하는 것을 표현의 자유와 엮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옥스퍼드 유니언은 정치적 중립과 표현의 자유 원칙을 지킬 것이며, 바이델 대표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은 연설 후에 이를 반박할 수 있다며 초청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바이델 대표 스스로 참석을 취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옥스퍼드 대학 내에서는 환영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세인트 앤터니즈 칼리지의 역사학 교수인 폴 베츠는 이번 초청을 무책임하다고 비판하면서 "바이델 정당의 반무슬림·인종차별적 정책은 관용과 다양성, 모든 종류의 극단에 대한 혐오를 자랑해 온 도시에 발붙일 자리가 없다"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