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아이들 위해 달려요"…난치병 환자의 '희망 마라톤'

입력 2018-11-05 08:31  

"아프리카 아이들 위해 달려요"…난치병 환자의 '희망 마라톤'
'근이영양증' 배재국씨 휠체어 타고 월드비전 마라톤 참가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지난 3일 서울 광진구 뚝섬 한강공원에서 열린 한 마라톤 대회. 쌀쌀한 날씨 속에 열린 대회 출발선에는 휠체어를 탄 20대 청년과 50대 아버지가 앞뒤로 섰다.
가슴에 마라톤 번호표 대신 아프리카 후원 아동의 사진을 붙인 이들 부자는 출발을 알리는 총성과 함께 휠체어 바퀴를 힘차게 굴리기 시작했다.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인 월드비전이 주최한 '2018 글로벌 식스케이 포 워터'(Global 6K for Water)는 아프리카 식수위생사업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이번 마라톤은 아프리카 아이들이 물을 얻기 위해 매일 걷는 평균 거리인 6㎞를 달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가비는 전액 아프리카 식수위생사업에 쓰인다.
마라톤에는 1천여 명이 참가했으며 희귀난치병 환자인 배재국(22)씨가 휠체어를 타고 달려 눈길을 끌었다.
재국씨는 '근이영양증' 환자다. 온몸 근육이 점차 굳다가 끝내는 심장마저 멎게 되는 희귀난치병으로 현재 마땅한 치료법도 없다.
하지만 배씨 부자는 주저앉지 않지 않았다. 아버지 배종훈(52)씨는 아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자 함께 달리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2012년부터 마라톤을 시작해 풀코스를 소화한 것만도 23회. 2015년에는 월드비전의 후원으로 미국 뉴욕마라톤에도 참가했다.
재국씨는 "근육병으로 투병 중인 친구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마라톤에 참가하고 있다"며 "신약과 치료 방법이 나오는 그 날까지 절대 포기하지 말자는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마라톤은 아프리카에 물을 선물하는 마라톤이라, 제가 후원하는 아동과 아프리카 아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재국씨는 2008년부터 월드비전을 통해 후원을 받아왔으며 2015년 1월부터는 월드비전 후원자로서 아프리카 콩고의 아동을 돕고 있다.
이날 배씨 부자는 6㎞ 구간을 약 45분 만에 완주했다.
마라톤을 완주한 재국씨는 "휠체어에 오래 앉아 있으면 다리가 아프고, 추울 때는 몸이 많이 굳어 힘들지만 그래도 아빠와 함께 마라톤에 참가하는 게 즐겁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이어 "보스턴 마라톤과 베를린 마라톤에도 꼭 참가하고 싶다"며 "언젠가 전동휠체어를 타고 미국을 대륙횡단을 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양사이버대학 컴퓨터공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자신처럼 몸이 불편한 친구들이 국내 명소 이곳저곳을 찾아볼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담은 앱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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