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국제어린이마라톤 참가자들 환하게 웃으며 4㎞코스 완주
(대구=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늦가을 햇살이 쏟아진 4일 대구 두류공원에는 2018 국제어린이마라톤 참가를 위해 모인 아이들의 함성과 재잘거림이 온종일 들렸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 세이브더칠드런, 대구광역시가 공동주최한 이 날 행사에는 소중한 휴일 아침을 반납한 가족 단위 참가자 2천50명이 모여 쾌청한 날씨 속에 나눔의 레이스를 펼쳤다.
행사장이 마련된 두류 공원은 나지막한 구릉지, 맑은 하늘, 단풍과 어우러져 멋진 가을 분위기를 뽐냈고 "날씨가 너무 좋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다.
아침 일찍부터 공원을 찾은 마라톤 참가자들은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기억하기 위해 행사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기 전 방송인 하지혜씨가 무대에 올라 세이브더칠드런과 빈곤국 아동의 실상에 대한 다양한 퀴즈를 내며 분위기를 띄웠다.
대구 행사를 비롯해 부산, 세종, 전주, 서울 등 올해 5곳에서 열린 모든 2018 국제어린이마라톤 행사에서 마이크를 잡은 하씨는 능숙한 진행으로 참가자들과 소통하며 웃음을 끌어냈다.
남편, 6살 아들과 참가한 정향숙(41, 대구시 남구) 씨는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마라톤이 열린다는 홍보물을 집으로 보내 줘 참가를 결심했다"며 "아직 아이가 어려 천천히 걸은 뒤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다 귀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학 동기들과 함께 자원봉사에 참여한 대구가톨릭대학교 1학년 강주희(19) 씨는 "날씨가 너무 좋아 기분도 좋다"며 "태풍 때문에 대회가 한 차례 미뤄져 참가자가 많이 없을 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개회식에서는 세이브더칠드런 말리 사무소 뚜레 슐레이만 디렉터가 보낸 영상 편지가 공개됐다. 그는 영상을 통해 대회 참가비가 말리에 있는 어려운 아이들에게 쓰이게 된다는 점에 대해 거듭 감사를 표했다.
아동 대표의 개회 선언을 끝으로 개회식 참관을 마친 참가자들은 동요 '상어 가족'에 맞춰 가벼운 몸풀기를 끝내고 출발선으로 이동했다.
오전 11시 출발 신호가 떨어지자 이들은 '힘차게 달려요'와 '느긋하게 달려요' 두 그룹으로 나뉘어 움직였다.
주변 풍광과 분위기를 즐기려는 듯 대다수의 참가자는 '느긋하게 달려요' 그룹에 속해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며 마라톤 코스를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마음이 급한 아이들은 엄마, 아빠의 손을 뿌리치고 전속력을 다해 낙엽이 깔린 가을 길을 뛰기도 했다.
이마에 땀이 맺힌 채 결승선을 통과한 대구 강동초등학교 3학년 백수진(10) 양은 "태권도 학원에서 열심히 운동도 했고 원래 달리기를 좋아해 생각보다 힘들지는 않았다"며 밝게 웃었다.
백양은 "같이 달린 아빠와 주변에 있는 빈곤 체험 활동에 참여한 뒤 집에 갈 계획"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마라톤을 마친 가족들은 완주 기념 메달과 간식 등을 수령한 뒤 공원 곳곳에서 돗자리를 펴고 휴식을 취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나들이, 봉사, 체육 활동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라며 만족감을 보였고, 내년에도 다시 꼭 오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대구 동구에 사는 권연규(44) 씨는 "아이들과 종종 마라톤 행사에 참여했는데 이번에도 아내, 두 아들과 함께 달리기 위해 신청했다"고 말했다.
권 씨는 "사실 참가 신청 당시 이번 행사의 취지를 잘 몰랐는데 이렇게 참여하고 보니 내년에도 열리면 꼭 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sujin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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