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최정(31·SK 와이번스)은 벌써 7번째 한국시리즈(KS)를 치른다.
SK 왕조의 핵심 멤버였고, 2008년 KS에서는 최우수선수(MVP)에도 올랐다.
하지만 5일 자신의 7번째 KS 1차전을 앞두고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만난 최정은 "KS 경험이 많긴 하지만,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하지는 못한다"며 "결과가 좋았던 해(2007, 2008, 2010년 우승)에는 좋은 추억만 있다. 반면 준우승에 그친 해(2009, 2011, 2012년)에는 아쉬움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포스트시즌은 아무리 많이 경험해도 긴장을 할 수밖에 없다. 정규시즌 막판에 너무 부진해서, 플레이오프(PO)를 준비하면서는 '이제 정규시즌은 끝났고 새롭게 시작한다'고 마음을 편하게 먹었다"며 "그런데 막상 PO를 시작하니 '정규시즌에서 못한 걸 만회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긴장이 되더라"라고 전했다.
다만 20대 초반에 치렀던 KS와 30대에 접어든 뒤 나선 KS는 조금 다르다.
최정은 "예전에는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는데 '내가 뭔가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뛰었다. 올해는 범타로 물러나도 '제이미 로맥, 한동민이 해주겠지'라고 생각하며 바로 다음 타석을 준비한다"며 "조금 내려놓을 줄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최정의 큰 경기 경험은 SK 젊은 선수들에게 '간접 경험'으로 전수된다.
최정은 "정규시즌 1위로 KS에 직행한 적도 있고, PO를 거쳐 KS에 나선 적도 있다. 아무래도 KS에 직행하면 타자들은 타격감을 찾는 데 애를 먹는다. 하지만 투수들은 충분히 쉬고 KS를 치른다"며 "충분히 쉬고 나온 투수들은 공 끝에 힘이 있다. 그래서 PO를 치른 뒤 KS에 올라왔을 때는 배트를 조금 짧게 잡거나, 힘을 좀 빼서 공을 맞히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KS 1차전을 앞둔 SK 더그아웃에서는 '경기 초반에는 일단 공을 맞혀보자'라는 말이 많이 나왔다.
올해 최정은 자신에게 실망한 채 정규시즌을 끝냈다. 그는 페넌트레이스에서 타율 0.244, 35홈런, 74타점을 올렸다. 특히 타율에 대해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그에게는 만회할 기회가 있다. 최정은 넥센 히어로즈와의 PO에서 16타수 5안타(타율 0.313), 2홈런, 3타점으로 활약했다.
KS 1차전에는 그라운드에 나서지 않았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정규시즌에서 KS 1차전 두산 선발 조쉬 린드블럼에게 6타수 무안타로 고전했던 최정에게 휴식을 줬다.
하지만 최정은 누구나 인정하는 '거포 3루수'다. SK와 최정이 2018년 가을에서도 좋은 추억을 쌓으려면 최정의 활약이 필요하다. 최정은 "당연히 2018년 KS도 좋은 추억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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