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구글이 제공하는 지도 서비스 '구글맵' 일본판에 재일 조선인들을 중상·모략하는 혐한(嫌韓) 표기가 발견됐다고 도쿄신문과 지지(時事)통신이 5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구글맵에는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미에(三重)현 지방본부가 '반일 한국기지', 진보 진영 정당인 사민당의 옛 본부 소재지가 '조선노동당 일본 지부'라는 일본어로 표기됐다.
이와 함께 도쿄(東京) 스미다(墨田)구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도쿄 본부는 일본어로 '조선 진주군(타국 영토에 주둔하는 군대) 범죄자'라고 적혀 있었다. 조선총련 도쿄 본부는 '도쿄 범죄자'라는 표현으로 장소를 찾을 때 검색되기도 했다.
구글맵은 이용자가 지도의 지명에 대해 스스로 정보를 추가해 기재할 수 있는데, 누군가 이런 기능을 악용해 혐한 표현을 적어 넣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사실이 밝혀지자 구글측은 문제가 된 혐오 표현을 뒤늦게 삭제했다.
구글측은 이와 관련해 "매일매일 이용자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대책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구글측이 혐한 발언 등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를 막기 위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조선총련 도쿄 본부 관계자도 "차별적이고 용인할 수 없는 표현"이라며 "구글이 관리 책임을 제대로 이행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구글맵의 표기와 관련해 일본에서는 2015년 히로시마(廣島) 평화기념관(원폭돔)이 '핵실험장'으로 표기된 사실이 밝혀져 문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일본 경찰은 이 표기와 관련된 대학생 3명을 적발해 경범죄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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