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자 혼조 교수 "제약사, 연구에 공헌 안해…日기업, 보는 눈 없어"
제약사측 "상용화에 비용 들어…환자들에 藥전달하는 건 우리"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노벨상 강국' 일본에서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둘러싸고 수상자인 연구자와 연구 결과를 이용해 신약을 개발한 제약회사 사이에 '내덕(德) 공방'이 펼쳐지고 있다.
5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혼조 다스쿠(本庶佑·76) 교토(京都)대 특별교수와 오노(小野)약품공업이 연구성과의 공헌도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혼조 교수는 면역치료시 'PD1'이라는 단백질이 작용해 치료를 방해한다는 사실을 발견해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오노약품공업은 혼조 교수의 이런 연구 결과를 활용해 암 치료약 '옵디보'를 개발했다.
공격의 포문을 연 것은 혼조 교수다.
그는 지난달 초 수상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오노약품공업에 대해 "연구에 공헌하지 않았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혼조 교수의 연구 성과는 오노약품공업을 만나 신약 옵디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는 이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오노약품공업에 대해 불만을 털어놨다.
혼조 교수는 오노약품공업이 처음에는 자신의 공동연구 제안을 거절했다가 미국 기업과 공동연구를 하겠다고 하자 방침을 바꿨다고 소개하며 "일본 기업들은 보는 눈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자 한동안 잠자코 있던 오노약품공업측이 반박하고 나섰다.
이 회사의 사가라 교(相良曉) 사장이 주요 신문과 잇따라 인터뷰하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이다.
사가라 사장은 산케이 인터뷰에서도 "회사의 명예를 위해서도 연구에 공헌했다는 것은 확실히 말하고 싶다"며 "특허출원에 대한 비용을 지원했고, 환자들에게 약을 전달하는 역할도 맡아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일 회사 실적 발표 기자회견에서도 "제약회사는 대학 등의 기초 연구를 상용화해 약품을 환자들에게 전하고 있으니 (연구자와 제약회사는) 서로 윈-윈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산케이는 신약개발의 성공확률은 2만~3만분의 1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어렵고 시간도 10년은 걸린다며 투자도 수백억엔(수천억원) 이상 필요할 정도로 위험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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