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까지 목표치 80.7% 달성…산술적으로는 못 채울 공산 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000270]가 3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에 가까운 영업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올해 연간 자동차 판매목표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기아차가 올해에도 판매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경우 4년 연속으로 판매 실적이 목표를 밑돌게 된다.
6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두 회사의 자동차 판매 실적은 609만4천688대로 집계됐다.
현대차[005380]가 작년 1∼10월보다 2.6% 증가한 377만916대를, 기아차가 2.7% 늘어난 232만3천772대를 각각 판매했다.
이처럼 작년 동기보다는 판매량을 늘렸지만 두 회사가 연초에 발표한 연간 판매 목표치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1월 현대차는 연간 467만5천대, 기아차는 287만5천대 등 총 755만대를 판매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10월까지 판매량은 목표치의 80.7%에 불과하다. 10월까지의 월평균 판매량은 60만9천469대였는데 나머지 두 달, 즉 11, 12월에도 평균 판매량만큼 판다고 가정할 경우 연간 판매량이 731만3천626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당초 목표치의 96.9%에 해당한다.
현대·기아차가 올해 연간 판매 목표치를 채우지 못할 경우 4년 연속으로 목표량을 달성하지 못하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2014년 786만대를 목표로 잡아놓고 실제 800만2천925대를 팔아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하지만 2015년에는 820만대 목표에 801만2천995대를 판매했고, 2016년에는 813만대 목표에 788만266대 판매에 그쳤다.
2017년에도 825만대가 목표였지만 판매는 725만2천496대에 머물렀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시장에서 판매가 크게 줄자 목표 자체를 작년보다 70만대나 낮춰 잡은 상황이다. 그런데도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것이다.
현대·기아차 안팎에서는 산술적으로 따졌을 때 올해도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통상적으로 12월이 자동차 수요가 많은 시기란 점은 기대를 걸어볼 만한 대목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12월은 차량의 연식 변경 등을 앞두고 판촉을 많이 하는 시기이고, 연말연시가 소비가 촉진되는 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현대차는 4분기부터 미국, 중국 등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중심으로 판매를 늘려 판매목표를 달성하고 수익성을 회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아차 역시 4분기부터 고부가가치 차종인 RV(레저용차) 판매를 확대하고 신차를 공격적으로 투입해 수익성 반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올해 현대·기아차의 고전은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 탓이 크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는 사드 보복이 수그러들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과거의 판매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최근 일제히 현대·기아차의 신용등급 또는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 31일 최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현대·기아차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낮췄고, 이달 1일에는 무디스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기아차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것은 기록이 있는 1998년 이후 처음이다. 현대·기아차의 매출이 성장하면서 신용등급도 동반 상승해왔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뒷걸음질 친 것이다.
특히 S&P는 신용등급을 낮추면서 "악화된 수익성이 향후 12∼24개월 안에 크게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의 실적이 나쁠 뿐 아니라 앞으로 1∼2년간은 악화한 실적이 개선될 여지도 적다고 평가한 것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회복의 열쇠는 결국 중국이 열쇠를 쥐고 있는데 여전히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회사의 외형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일단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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