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훈 前사장 무리한 기소 확인…檢, 거짓증언 확인하고도 방치"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신한은행 측이 2008년 이상득 전 의원 측에 3억원을 건넸다는 일명 '남산 3억원' 의혹 등과 관련해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위원장 김갑배)가 검찰권 남용이 의심되는 사정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재판 과정에서 위증한 것으로 보이는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 등 신한금융 전·현직 임직원 10명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권고하기로 했다.
과거사위는 이날 이 사건의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수사 당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을 무리하게 기소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 전 사장이 비자금으로 조성해 개인 용도로 썼다는 경영자문료 중 상당 금액은 라 전 회장의 변호사 비용과 남산 3억원 자금 보전에 사용된 사실을 검찰이 확인하고도 라 전 회장을 혐의없음 처분했다"고 문제 삼았다.
또 "재판 과정에서 신한금융 전·현직 임직원들이 신 전 사장에게 불리한 거짓 증언을 조직적으로 한 사정을 파악하고도 방치하는 등 검찰권 남용이 의심되는 사정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 시민단체 고발에 따라 위성호 현 신한은행장의 위증 혐의 수사가 최근 진행 중인 점 ▲ 일부 위증 혐의의 공소시효가 1년도 남지 않은 점 ▲ 혐의가 인정될 경우 사안이 중대한 점 ▲ 조직적 허위증언에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은 배경에 검찰권 남용이 의심되는 점 등을 수사권고 결정 배경으로 들었다.
아울러 "검찰의 신속하고도 엄정한 수사를 통해 신한금융 관련 사건의 진상이 명백히 규명돼 책임 있는 조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한 사태는 2010년 신한금융그룹 경영권을 놓고 라 전 회장 및 이백순 전 행장 측과 신 전 사장 측이 갈려 고소·고발까지 이어진 사건이다.
사건 관련자들의 주변 자금 흐름을 살피며 비자금 용처를 규명하는 과정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당선축하금 논란이 일었던 '남산 3억원'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검찰은 2008년 2월 라 전 회장의 지시로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비자금 3억원을 서울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서 누군가에게 전달했고, 돈을 받은 사람이 이상득 전 의원이라는 신한은행 직원의 진술을 확보했다.
이후 시민단체가 남산 3억원 의혹과 관련해 라 전 회장 등을 고발했으나 검찰은 라 전 회장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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