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1주일여 만에 中대사 면담…反中 행보 완화할지 관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과 기존의 경제협력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전날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브라질리아 주재 리진장(李金章) 중국 대사를 면담하고 나서 "중국과 협력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면담은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친미(親美)·반중(反中) 행보에 대해 중국 정부가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등 양국 관계가 마찰음을 내는 가운데 대선 1주일여 만에 이루어졌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대화 내용은 매우 좋았다"면서 "중국은 브라질과 무역 중단을 원하지 않으며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느 나라든 브라질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나 브라질을 사들이지는 못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면서 이런 원칙이 지켜지면 새 정부에서 중국과 통상 규모가 확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이번 면담을 계기로 중국에 대한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인식에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하고 있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대선과정에서 중국과 마찰을 빚을 수 있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미국과 관계를 강화하고 중국의 브라질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TV 방송 인터뷰에서는 "중국이 브라질을 사들이고 있다. 여러분은 브라질을 중국의 손에 맡겨둘 것인가?"라며 중국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중국은 신흥 경제 5개국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외교에 공을 들이고 있으나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브릭스 협력 수위를 낮추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자 중국 정부는 관영 매체를 통해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식을 따르지 않기를 바란다며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중국 정부는 "보우소나루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정책을 흉내 낼 아무런 이유가 없다"면서 "만일 그런 일이 일어나면 브라질 경제가 막대한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고 사상 최악의 경제침체에서 벗어나는 것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09년부터 중국은 브라질의 가장 중요한 경제협력 파트너로 떠올랐다.
2009년 이래 중국의 투자액은 540억 달러에 달한다. 중국 자본에 의해 이루어진 기업 인수·합병(M&A)만 56건 448억 달러다.
지난해 브라질의 대 중국 수출액은 474억 달러였다. 주요 수출품목은 대두와 철광석, 석유 등이다.
브라질-중국 상공회의소의 샤를리스 탕기 소장은 "브라질에 대한 수십억 달러의 투자 계획을 마련한 중국 기업들이 보우소나루 당선인의 조금 더 분명한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