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해온 '숯의 화가' 이배(62)가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화예술 훈장 기사장을 받았다.
프랑스 정부는 이배 작가의 문화예술 부문 공헌을 인정해 6일(현지시간) 문화예술훈장 기사장(Chevalier des Arts et des Lettres)를 수여했다.
수훈식은 이 작가가 개인전을 열기도 했던 프랑스 국립 기메박물관에서 열렸다.
이 작가는 숯으로 기하학적인 추상을 그리는 작업에 몰두해 '숯의 화가'로 널리 알려졌다.
여느 화가들과 마찬가지로 유화 물감을 사용하던 작가는 1990년 프랑스로 이주하면서 숯을 새 재료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작가가 우연히 작업실 근처에서 싼값에 팔던 숯 포대를 발견한 것이 계기가 됐고, 숯은 곧 이 작가의 회화적 수단인 동시의 그의 예술세계에서 본질적인 매개체로 자리매김했다.
캔버스에 숯 조각을 잘라 붙인 뒤 표면을 사포로 문질러 완성하는 방식의 초기 작품 '이쉬 뒤 푸'(Issu du Feu·'불에서 태어난'이라는 뜻) 시리즈와 숯가루를 짓이겨 화면에 두껍게 붙이는 '랜드스케이프'(landscape) 시리즈 등이 대표작이다.
작가는 "모든 색을 포용한 검은색에는 한 가지의 검은 빛깔이 아닌 100가지의 색이 들어있다"고 말해 왔다.
이 작가의 이런 작업은 유럽 화단에서 주목받으며 2015년 유럽 최대 동양예술 박물관인 프랑스 국립 기메박물관에서 한국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개인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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