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북중교역 채비' 속도…접경통상구 국가급으로 승격

입력 2018-11-07 13:23   수정 2018-11-07 21:09

中 '북중교역 채비' 속도…접경통상구 국가급으로 승격
中 훈춘 사퉈쯔∼北 경원 잇는 육로 통상구
지린성 정부 "통상구가 플랫폼으로서 역할하도록 적극 추진"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이 두만강 유역 북·중 교역을 담당하는 지린성 훈춘(琿春)의 사퉈쯔(沙토子) 육로 통상구(口岸·커우안)를 국가급(1급)으로 승격했다.
북한이 개혁개방에 나설 경우 대북 교역과 경제협력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중국이 사전 준비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7일 중국 지린성정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중앙정부의 국가통상구 검수팀은 최근 옌볜(延邊)과 창바이(長白)에서 회의를 열고 사퉈쯔를 비롯한 구청리(古城里), 창바이 육로 통상구를 국가급으로 승격시키기로 했다.
중국에서 '커우안'으로 불리는 통상구는 세관, 시장 기능을 겸하는 국경 통로구역을 말한다.
접경지역 소식통은 이번 결정과 관련해 "구청리와 창바이는 사실상 이미 국가급 통상구였으며 기존에 성(省)급(2급)이었던 사퉈쯔가 국가급으로 승격된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훈춘시에서 11km 정도 떨어져 있는 사퉈쯔는 북한의 함경북도 경원군 통상구와 연결된 곳으로, 화물처리능력은 연간 10만t 정도로 평가된다.
사퉈쯔와 북한을 잇는 다리는 1930년대 만들어졌을 정도로 시설이 낙후해 이전에도 새로운 교량 건설 논의가 나온 바 있는데, 중국의 결정으로 커우안 개발사업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린성 정부는 이번 결정에 대해 "지린성 커우안 개방의 새로운 이정표"라고 평가하면서 "접경 소수민족자치주의 대외 경제·무역 및 관광업 발전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통상구가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는 한편 통상구의 검사기초설비 건설작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또 "통상구에서의 상업 환경을 최적화하고, 국경무역이 더욱 편리하도록 하는 한편, 지린성 전체의 개방형 경제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북중 접경에서는 북한과의 교역에 대비하는 중국 측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린성 지안(集安)과 북한 만포를 잇는 '지안 압록강 경계 대교'의 통관시설 설치에 속도가 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다리는 2012년 완성됐지만 이후 북중관계 악화에 따라 아직 개통되지 않았다.
또 랴오닝성 단둥(丹東)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신압록강대교 역시 2014년 완공 후 미개통 상태인데, 교도통신에 따르면 중국 측이 지난 7월 북한에 6억 위안(약 1천억원)을 들여 북한 측 연결도로 정비를 지원하겠다고 제안한 상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방북설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후 북중간 경제협력 합의가 이뤄질 경우 즉시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중국이 각 통상구를 정비하고 북한과의 연결을 준비하는 것이다.
다만 북중 경제협력은 미국과 유엔 안보리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위반할 소지가 있는 만큼, 현실화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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