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vs 오바마' 격전지서 공화 '승기'…트럼프 바람 '효과'

입력 2018-11-07 16:08  

'트럼프 vs 오바마' 격전지서 공화 '승기'…트럼프 바람 '효과'
트럼프 지원 '텍사스 상원-플로리다·조지아' 주지사 공화 승리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6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을 '수성'하고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선거기간 주목을 받았던 주요 격전지에서는 아슬아슬한 박빙의 승부끝에 공화당이 기대이상의 '전공'을 세운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원 유세를 펼친 격전지 중 플로리다, 조지아 주 주지사 선거는 공화당의 승리할 것으로 예측돼 '트럼프 바람'이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기대를 모았던 조지아 주에서의 미국 역사상 첫 흑인 여성 주지사와 '플로리다주 첫 흑인 주지사' 탄생은 불발될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주 상원 의원 선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원사격을 요청했던 공화당의 대선주자급 테드 크루즈 현역의원이 민주당 후보를 누른 것으로 예측돼 공화당의 상원 수성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공화 '거물' 크루즈, 간신히 민주 오루어크 눌러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텍사스 주 상원 의원 선거에서는 대선주자급인 공화당 테드 크루즈 현 의원이 도전자인 민주당의 베토 오루어크를 누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7일 0시45분 현재 99%의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크루즈 후보는 51.5%를 획득해 48.0%를 얻은 오루어크 후보를 따돌리고 있다.
진보 진영의 스타로 꼽히는 오루어크 후보는 선거기간 무서운 상승세를 타면서 공화당의 안방 격인 텍사스에서 '거물이 몰락하는 게 아니냐'는 예상도 일부에서 나오기도 했다.
그는 텍사스 내 254개 카운티를 빠짐없이 누비며 '바닥 표심'에 호소했다. 특히 후원금을 끌어모으면서 인기몰이를 이어갔고, 비욘세 등의 거물급 연예인들의 지지를 받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크루즈는 2016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맞붙었던 '정적' 트럼프 대통령에게 긴급지원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텍사스 휴스턴을 방문해 크루즈 의원을 껴안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크루즈 의원의 승리는 공화당이 상원에서 다수당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지아주 주지사에 공화당 브라이언 켐프…첫 흑인 여성 주지사 불발
조지아주 주지사 선거에서는 미국 역사상 첫 흑인 여성 주지사 탄생 여부가 주목을 받았던 지역이다.
그러나 조지아 주 정부의 국무장관을 지낸 공화당의 브라이언 켐프 후보가 흑인 여성인 민주당의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첫 흑인 여성 주지사 탄생은 불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개표가 99%가량 진행된 상황에서 켐프 후보는 51.4%를 득표, 47.6%를 얻은 에이브럼스 후보를 앞서고 있다.
선거기간 트럼프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이 각각 켐프 후보와 에이브럼스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 대리전을 치렀다. 또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도 켐프 후보와 에이브럼스 후보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섰었다.




◇플로리다 주지사에 공화당 론 드샌티스…흑인 주지사 후보 앞서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는 주 역사상 첫 흑인 주지사 탄생 여부가 주목을 받았던 선거구다.
'친(親) 트럼프' 인사로 분류되는 공화당의 론 드샌티스 하원의원이 흑인 최초의 플로리다 주지사를 노린 민주당의 앤드루 길럼 탤러해시 시장을 누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개표가 99% 진행 중인 가운데 드샌티스 후보는 49.8%, 길럼 후보는 48.9%를 획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은 투표일을 앞두고 마지막 주말에 플로리다에서 각각 드샌티스 후보와 길럼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를 펼쳤다.
전직 해군 변호사인 드샌티스는 공화당 예비선거 때부터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고, 풀뿌리 선거운동으로 바람몰이에 나선 길럼은 민주당 내 좌파 그룹들의 지원을 받았다.
만 40세(드샌티스)와 39세(길럼)가 벌이는 '젊은 피' 사이의 대결로도 주목을 받았다.

◇'女 대 女 대결', 애리조나 상원 선거 초박빙
재선 불출마를 선언한 제프 플레이크(애리조나) 상원 의원의 자리를 놓고 2명의 여성 연방 하원의원이 대접전을 벌이고 있다.
오전 0시 54분 현재 60%의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공화당 후보인 마사 맥샐리 하원의원은 49.3%, 민주당의 커스턴 시네마 하원의원은 48.4%의 득표율을 보이고 있다.
맥샐리 하원의원은 미 공군 최초의 여성 전투기 조종사 출신으로 애리조나 제2선거구에서, 양성애자 출신으로 화제를 모았던 민주당의 시네마 하원의원은 제9선거구에서 각각 의정 활동을 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맥샐리 의원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시네마 의원을 각각 지지하면서 전·현직 대통령들까지 '고공전'에 가세했다. 누가 당선되든 애리조나의 첫 여성 상원 의원이 된다.



◇켄터키 하원의원…공화 현역, 조종사 출신 민주 정치 신예 눌러
켄터키 제6선거구 하원의원 선거에서는 2013년 연방 의회에 입성한 현역의원인 공화당의 앤디 바 하원의원이 자리를 지켜냈다.
미 해병대 전투기 파일럿 출신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민주당의 에이미 맥그래스 후보를 잠재운 것이다.
개표 결과, 바 의원은 50.5%를 얻은 반면 맥그래스 후보는 48.3%에 그쳤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두 자릿수의 격차로 승리한 지역이지만, 이번 선거전에서는 맥그래스 후보가 많은 선거자금을 모금하면서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판세가 형성됐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트위터를 통해 바 의원을 "켄터키의 승리자"로 치켜세우고 "워싱턴DC에서는 앤디가 필요하다. 그는 나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켄터키 6선거구 선거에 대해 민주당이 농촌 지역의 백인 근로 유권자들을 상대로 승리를 할 수 있을지를 가늠해 볼 중요성을 담고 있었다면서 바 후보의 승리는 공화당 장악 선거구들이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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