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외국인 인용해 "北, 관광객 오지 않을까 속으로 걱정 많아"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북한의 현 경제형편을 놓고 볼 때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 호텔과 여관이 들어차도 연중 찾아갈 사람은 1만명도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7일 태 전 공사의 개인 블로그인 '태영호의 남북행동포럼'에 따르면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강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현장을 시찰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런 견해를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얼마 전 북한을 다녀온 외국인을 만났다며 "북한 사람들 속에서도 주택도 아니고 관광객을 위해 그렇게 방대한 공사를 한 후 관광객이 몰려오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속으로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결국 한국인들과 중국인들을 겨냥하고 이처럼 방대한 건설을 진행한다는 것"이라며 "(북한이) 비핵화를 밀고 나가지 않고, 호텔과 여관만 가득 건설하고, 거기에 숱한 경영인력을 배치하면 투자금도 뽑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현재 2019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까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 호텔과 숙소 등 170여동의 관광 시설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관광지구 시찰에서 30층 이상의 숙소와 호텔을 더 추가 배치할 것을 예견해야 하며, 사무청사도 거리형성에 인입될 수 있도록 해안지대에 접근 배치해 고층종합청사 형식으로 건설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태 전 공사는 김 위원장이 최근 평안남도 양덕군에 있는 온천관광지구 건설 현장을 시찰하면서 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위원회에서 건설을 맡으라고 지시한 점을 거론한 뒤 "사실 김정은이 지적한 것처럼 북한에서 내각 산하 성(부처), 중앙기관들은 아무런 맥(힘)도 없으며 중앙당이나 군대가 건설을 맡아 해야 추진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난 2일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연구소 소장이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으면 핵과 경제를 동시에 발전시키는 '병진 노선'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미국을 압박한 데 대해 "앞으로 2차 미북정상회담이나 다음 주 열리게 될 미북 고위급 회담에서 핵 리스트 신고문제는 논의할 수 없다는 것을 사전에 미국에 통고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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