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강진 월남사지 삼층석탑 해체 보수 현장 가보니

입력 2018-11-08 08:00   수정 2018-11-08 09:26

'보물' 강진 월남사지 삼층석탑 해체 보수 현장 가보니
과학적 조사로 석탑 부재 손상도 분석…보존처리 등 신중하게 접근
석장 참여한 기술진 구성, 석탑 조립…내년 7월 일반 공개




(강진=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조선 시대에 폐사(廢寺)가 된 전남 강진군 성전면 월출산 남쪽 자락의 월남사지(月南寺址·전남도 기념물 제125호)에서는 요즘 보물 제298호인 삼층석탑 보수 정비 작업이 한창이다.
월남사지터 앞에 지어진 가설구조물 안에는 해체한 석재 편들이 일련번호를 붙이고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유구한 세월 모진 비바람을 견디며 버티고 섰던 석탑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듯했다.
월남사지를 찾아간 것은 지난 2일.
삼층석탑 보수 현장은 그 어떤 문화재 복원 현장보다 장엄하고 신비로웠다.
이곳은 삼층석탑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높이 22㎝, 최대 너비 11㎝의 청동병이 발견되는 등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매주 목요일 '문화재 수리 중점 공개 현장'으로 일반인 발길이 이어지는 남도 문화재 답사 필수코스 중 하나다.


보수 정비 공사는 과학적이고 섬세하고 이뤄졌다.
120㎡ 크기의 가설구조물을 짓고 석재편 188개를 펼쳐 놓았다. 무거운 석재편을 쉽게 옮기기 위해 7.5t짜리 호이스트와 모노레일도 설치됐다.
석재편중 가장 눈에 띈 것은 최하부 기단저석. 무게만 약 9t(가로 2.5m×세로 2.5m×높이 0.8m)으로 단일부재의 화강암이라고 한다.
'그 규모가 최대이고 조성사례가 국내 석탑 중에서 유일하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동안 외관에서만 크기를 짐작했던 기단저석이 석탑 해체로 정확하게 확인된 것이다.
월남사지 삼층석탑은 외부 부재만 188개의 석재편(경주불국사 삼층석탑 부재 64개)으로 이뤄졌다.
조적식 석탑으로 석재의 치석 등이 백제탑인 익산 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호)과 부여 장하리 석탑(보물 제184호)보다 구조적이고 안정된 방식으로 조성됐다고 한다.
보수 정비 공사를 벌이고 있는 이도건설㈜은 현재 진행 중인 과학적 조사 완료 후 석탑부재의 손상도를 평가 분석할 예정이다.
관계전문가 검토와 현장 확인을 거쳐 신중하게 보수방법(보존처리·신재교체 등)을 검토해 보존처리를 할 계획이다.
석탑 보수 보강과 보존처리 완료 후 변형된 석탑의 수직 수평을 바로 잡고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석탑 원형에 가장 정확한 계획도면을 작성, 보수공사에 적용할 방침이다.



월남사지 석탑은 2005년부터 정밀 안전진단 후 지속적인 모니터링 결과 기단부의 구조적 문제점이 발견돼 2014년에 정밀 구조 안전진단을 했다.
그 결과 기단부 파손 및 속채움석 유실로 보수정비가 시급한 E등급으로 판정됐다.
특히 석탑의 구조가 조적식으로, 기단부의 파손이 추가 발생한다면 석탑의 붕괴 위험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2015년 석탑 해체 보수정비를 결정했고 문화재청·강진군의 관심과 지원으로 작업이 시작됐다.
'석탑보수정비 기본계획연구(수행기관 한국건축역사학회)'을 통해 전문가 의견수렴과 검토를 거쳐 석탑 해체보수의 기준과 보수 방향을 설정했다.
이후 관계전문가 검토 및 문화재청의 승인을 받아 2017년부터 석탑보수공사를 하고 있다.
이도건설 관계자는 8일 "석탑 조립작업에는 국내 최고의 전문가와 석조문화재 현장경험이 가장 많은 석장(石匠)이 참여한 기술진을 구성해 석탑을 조립하고 내년 7월에 일반인에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hog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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