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은 동서양 궁정문화를 재조명하는 국제학술대회를 오는 15~16일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학술대회 주제는 '세계사 속의 왕실문화를 다시 보다'이며, 국내외 학자 9명이 '궁정의 역사서술', '궁정과 외부세계', '궁정 속의 타문화'라는 세 가지 소주제에 맞춰 연구 성과를 발표한다.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은 임오화변 원인으로 세자 반역설을 제기한 바 있는 정병설 서울대 교수는 임오화변과 관련된 다양한 사료를 조사해 권력이 역사 기술을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조준희 서울대 교수는 15세기 후반 네덜란드 부르고뉴 궁정을 분석해 유럽 궁정과 시장이 통념처럼 적대적이거나 배타적이지 않았고, 협업 관계를 이뤘다고 주장한다.
조선 정조 편지를 연구한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는 정조가 신하들과 주고받은 비밀 편지를 충성도를 높이고 국정을 장악하는 수단으로 이해했다고 설명한 뒤 비밀 연락책인 '팽예'가 존재했다고 강조한다.
박정혜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조선 후기 궁중회화에서 나타나는 외래 요소를 서양화법, 사진술, 일본회화라는 세 가지 관점으로 분석한다.
또 오가사와라 히로유키(小笠原弘幸) 일본 규슈대 교수는 오스만 궁정의 역사 쓰기를 조명하고, 야오 게이스케(八百啓介) 기타큐슈대 교수는 도쿠가와 바쿠후가 운영한 봉건적 분권주의가 미친 영향을 논한다.
이외에도 1793년 영국이 청에 파견한 사절단이 건륭제에게 행한 외교의례, 일본 바쿠후와 명나라 궁정이 서양 선교사를 대한 태도, 청나라 강희제 시기 궁정 서양판화에 대한 발표가 진행된다.
한중연 관계자는 "군주정이 무너지면서 궁정은 과거의 유물이나 근대적 전환의 방해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궁정을 부정적 제도로 보는 시각에서 탈피해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며 "학술대회를 계기로 궁정문화의 긍정적 가치가 새롭게 드러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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