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한국전력·현대건설, 첫 승리는 언제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배구 시즌 초반 순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다.
OK저축은행과 GS칼텍스가 각각 남녀부 1위를 질주하고 돌풍의 핵으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남자부는 선두권 3강 체제, 여자부는 양강 체제로 정리됐다.
수원을 연고로 하는 한국전력, 현대건설은 남녀부 최하위로 추락했다.
아직 1승도 올리지 못하고 승점 1에 그친 한국전력과 1위 OK저축은행(승점 17)의 승점 차는 16이다.
한국전력이 세트 스코어 3-0 또는 3-1로 이겨 승점 3을 따내는 경기를 5번 이상 치러야 OK저축은행을 따라잡는다.
여자부에서도 1위 GS칼텍스(승점 14)와 6위 현대건설(승점 1)의 승점 차는 13으로 벌어졌다. 현대건설 역시 아직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못 챙겼다.
OK저축은행의 상승세는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가 주도한다.
요스바니는 공격 성공률 61%, 점유율 44%로 팀 공격의 절반을 책임지는 '해결사' 완장을 찼다.
팀 공격의 23%를 책임지는 프로 3년 차 왼손 공격수 조재성은 라이트 자리를 꿰차고 요스바니와 팀의 공격을 쌍끌이한다.
막강한 창이 OK저축은행의 환골탈태 원동력이다.
문성민·크리스티안 파다르(등록명 파다르)·전광인으로 가장 화려한 공격진용을 꾸린 현대캐피탈과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은 OK저축은행을 위협할 강팀이다.
현대캐피탈은 손가락을 다친 주전 세터 이승원을 대신해 신인 이원중에게 공격 조율을 맡긴다.
이원중이 투입된 첫날 현대캐피탈은 우리카드에 패했지만, 이후 한국전력과 KB손해보험을 차례로 꺾어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OK저축은행보다 한 경기 덜 치른 현대캐피탈(승점 14)과 대한항공(승점 13)은 선두를 가시권에 두고 차분히 전력을 가다듬는 중이다.
두 팀의 강점은 수비에 있다.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은 리시브와 수비(디그 성공과 리시브 성패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항목)에서 1, 2위를 달리며 견고한 방어막을 쌓아 공수의 조화를 이뤘다.
GS칼텍스는 강서브와 토종 공격수들의 분발로 초반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대진 운이 좋았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팀 공격 종합, 서브, 후위 공격에서 모두 1위를 달릴 정도로 공격수 간의 호흡이 잘 맞는다.
주전 세터 이고은이 시즌 개막 전 무릎을 다쳐 빠졌음에도 샛별 안혜진이 코트의 사령관으로 성공리에 등장해 팀에 안착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경기를 치를수록 안혜진이 안정감을 찾고 있다"며 "이동공격 등 다른 공격도 시도하도록 지시한다"고 했다.
경기 운영에서 시야가 넓어졌다던 안혜진은 세트당 0.364개의 서브 에이스를 꽂아 이 부문 공동 2위를 달리는 등 팀의 활력소 노릇을 단단히 해낸다.
알레나 버그스마(등록명 알레나)와 최은지 쌍포를 앞세운 KGC인삼공사도 남다른 조직력을 뽐내며 GS칼텍스를 승점 1차로 바짝 쫓는다.
올 시즌 GS칼텍스에 유일한 패배를 안긴 팀이 KGC인삼공사다. 인삼공사는 블로킹과 리시브에서 높은 순위에 자리했다.
5위로 처진 한국도로공사에선 용병급 득점 행진을 펼치는 박정아가 돋보인다.
박정아는 현대건설, 흥국생명,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3경기 연속 30점 이상을 퍼붓고 주포로 맹활약했다. 이번 시즌 치른 6경기에서 두 경기만 빼곤 모두 30점을 수확했다.
우승 후보로 평가받은 흥국생명, 7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노리는 IBK기업은행, 도로공사는 중·하위권에 머물지만 언제든 선두권으로 도약할 전력을 갖췄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아직 초반이라 순위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경쟁팀의 공수 조직력이 나아지는 2라운드 중반 또는 3라운드 중반부터 진짜 싸움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cany99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