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EU 등 제안 개혁안 마련 12-13일 논의…이행 안할 땐 벌칙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이 보조금 등을 통해 자국산업을 우대하는 조치를 도입하고도 보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벌칙을 부과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WTO 개혁안이 마련됐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은 7일까지 이런 내용의 WTO 개혁안을 마련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8일 전했다. 아사히는 개혁안이 시장을 교란하는 회원국의 자국산업 우대책에 대한 보고 의무를 강화해 개선을 촉구하고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다분히 중국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일본, EU 외에 코스타리카와 아르헨티나가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했다. 12, 13일 열리는 WTO 회의에서 개혁안에 대한 각 회원국의 의견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WTO는 회원국이 자국산업을 우대하기 위해 보조금이나 세제혜택 등을 도입할 경우 보고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상당수 회원국이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보고 의무를 준수하지 않아도 벌칙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일부 회원국, 특히 중국이 과도한 보조금을 지급해 시장을 왜곡시키면서도 이 의무를 지키지 않는다고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충분한 감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하며 WTO 탈퇴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개혁안은 기한을 정해 보고를 의무화하되 기한 경과후에도 보고하지 않은 회원국에 보고가 지연된 이유 등의 설명을 요구하도록 했다.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거나 기한 경과 2년 이내에 보고하지 않은 경우 WTO 각 위원회의 의장을 맡을 수 없게 하거나 분담금 증액 등의 벌칙을 가한다. 또 1년 이상 우대정책을 시정하지 않으면 '활동정지국'으로 지정해 WTO 공식회의에서의 발언기회를 맨 나중으로 돌려 사실상 논의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앞서 한국, 일본, 호주, 캐나다, 브라질, EU 등의 고위관리들은 지난달 25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개혁 소그룹 통상장관회의에서 WTO 개혁 필요성을 강조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WTO의 현재 상황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WTO 전체 기능에 위협을 가하는 항소기구 재판부의 공백 우려를 시급히 해결하는 등 분쟁 해소 절차를 정상화하고 보조금과 다른 수단 때문에 발생하는 시장의 왜곡을 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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